아이슬란드를 여행하면서 조금 걱정했던 건 바로 음식이었다. 전에 북유럽을 여행하면서 북유럽 음식에 조금 실망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큰 기대 없이 갔다. 패키지여행을 하면 대부분 호텔에서 조식과 석식을 먹고 중식을 이동 중간에 가성비 좋은 곳에서 먹는데 이번 여행에서 만난 식당들은 모두 다 훌륭하고 맛있었다. 호텔에서 먹었던 뷔페에서는 늘 신선한 연어가 제공되어 원 없이 먹을 수 있었고, 그 외 식당에서는 스타터, 메인, 후식으로 이어지는 코스 요리는 매번 입을 즐겁게 해 줬다. 차가운 바다에서 잡은 대구는 고기만큼이나 두껍고 맛있었고, 각종 생선으로 만든 다른 요리들도 대구요리 못지않게 훌륭했다. 그런 집들만 찾아서 간 건지 아님 원래 요리가 발달한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아이슬란드 음식은 훌륭하다는 인상을 받고 왔다. 나중에 들어보니 아이슬란드는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척박한 환경이라 먹을 수 있는 건 모두 다 먹는다고 한다. 게다가 섬나라다 보니 해산물이 발전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 식당에서 가장 많이 즐거웠던 건 입이 아닌 눈이었다. 매번 깔끔하게 나오는 요리뿐만 아니라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식사를 하는 내내 눈을 즐겁게 해 줬다. 이번 여행에서 처음 식사 한 곳은 부둣가에 있던 식당인데 큰 유리창너머로 보이는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엄밀히 말하면 아이슬란드 자체가 멋지기에 이런 풍경을 보여주는 거겠지만 식사할 때조차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는 건 그야말로 복 받은 환경이 아닌가 싶다.
스코가포스에서는 폭포와 멀리 설산이 보이는 멋진 풍경을 보면서 밥을 먹었고, 블루라군에서는 몽환적인 푸른 물과 용암이 굳은 바위를 보면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식당뿐만 아니다 숙소뷰도 만만치 않게 멋지다. 가격 때문에 대부분 패키지는 시내가 아닌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외곽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이 있다. 서유럽 여행에서는 그게 조금 불편했는데 아이슬란드에서는 오히려 시내와 조금 떨어진 곳이 더 좋다. 겨울에는 오로라를 볼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물론 겨울이라 호수였던 곳이 눈 밖에 보이지는 않지만 밤에는 쏟아질 것 같은 별을 볼 수 있고 창 밖으로는 광활한 땅과 화산지대 그리고 설산을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아이슬란드였다. 패키지가 아니었으면 몇 밖씩 머물면서 풍경만 보고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하지만 아이슬란드 물가는 그다지 멋지지 않았다. 레이캬비크 시내에서 서점과 슈퍼마켓을 들려서 한국과 물건 값을 비교해 보니 대략 3배 ~ 4배 정도 차이가 났다. 외식비도 제대로 된 식사를 하려면 1인당 10만 원은 우습게 넘는다고 하니 아이슬란드의 물가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아이슬란드는 땅도 척박하고 겨울도 길다. 게다가 섬나라다 보니 대부분 비행기나 배를 이용해 수입해 와야 하기 때문에 물가가 비쌀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마냥 다 비싼 건 아니었다. 다른 유럽과는 달리 식당 물 인심은 좋다. 여기는 지하수 대부분 빙하수다 보니 생수를 사 먹을 필요가 없다. 우리도 여행 중간에 물은 사 먹은 적이 없다. 그냥 숙소에서 나오는 물을 받아 다닐 정도로 물은 맑고 좋았다. 게다가 지열발전소에서 나온 온수를 각 가정과 식당 그리고 호텔에 보내기 때문에 난방비 걱정 없이 마음껏 난방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몇 년 전까지 전기요금을 받지 않았고 지금은 받지만 너무나 싸서 전기도 걱정 없이 마음껏 쓸 수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관광객들에게는 장기간 여행하기에 부담이 되는 나라인 것은 틀림이 없다. 그래서 아이슬란드를 자유여행하는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음식을 미리 싸 들고 간다고 들었다.
비싼 물가 때문에 여행을 결정하기에 고민이 되는 곳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면서 한 번쯤은 꼭 가봐야 하는 곳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다. 단. 겨울의 아이슬란드는 조금 고민을 하시라. 아이슬란드 여행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블로그에 올려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