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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ullee May 03. 2023

관광보다는 자연이 우선 인 곳

호주_뉴질랜드 여행기 3

뉴질랜드 첫날 목적지는 '로토루아'다. 로토루아는 화산지대에 위치한 도시로 뉴질랜드 북섬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며칠 전 여행 예능에서 여행 유투버가 야외 온천을 했던 그곳이다. 로토루아로 이동하는 길에 와이토모 동굴이라는 곳에 잠시 들렸다. 이곳은 석회 동굴로 다양한 종유석과 석순들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여기가 유명한 건 독특한 반딧불이가 있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가 생각하는 반딧불은 성충 단계에서 짝짓기를 위해 빛을 내는데 여기 사는 건 어두운 동굴 속에서 유충단계에서 빛을 낸다. 마치 거미처럼 가느다란 줄을 만들어 놓고 빛을 보고 달려드는 벌레 등을 잡아먹는 것이다. 석회 동굴을 본 뒤 보트를 타고 반딧불이를 보는 코스로 진행된다. 석회 동굴은 한국에도 있고 슬로베니아에서 워낙 웅장한 곳을 봤기에 크게 감흥이 없었는데 반딧불이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해 줬다. 어두운 동굴 천장에 반딧불이가 수만 마리가 붙어 있어 보트를 타고 가면서 위를 보니 밤하늘을 수놓은 은하수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반딧불을 보는 시간이 너무 짧아 조금 아쉬웠지만, 이런 게 뉴질랜드의 자연이구나 싶었다.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느낀 건 뉴질랜드에서는 자연이 최우선이라는 점이다. 원래의 것을 유지하면서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와이토모 동굴도 마찬가지이다. 이곳은 최대한 자연을 유지하기 위해 두 가지 원칙을 지키고 있었다. 첫 번째는 전 구간이 촬영금지구역이다. 보통 대부분 관광지는 촬영을 허가하는데 이곳은 절대 금지였다. 두 번째는 보트가 무동력이다. 보트 앞쪽에서 직원이 천장에 달린 줄을 잡으면서 끌고 출구까지 간다. 이런 자연을 위한 배려 덕분에 덕분에 방문객들은 동굴을 오롯이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와이토모 동굴 출구

  앞으로의 뉴질랜드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로토루아로 이동했다. 로토루아에 들어서니 지열의 도시라는 이름답게 유황 냄새가 우리를 반겼다. 로토루아에서 일정은 유황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스파였다. 여독을 풀기에는 스파만 한 게 없기에 더할 나위 없이 최적의 일정이었다. 로토루아의 천연 유황 온천은 최고였다. 뜨거운 물에 몸을 오래 담그는 걸 싫어하는 나조차 오랜 시간 물속에 있게 만들었다. 지난번 아이슬란드에서 갔던 블루라군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었다. 아이슬란드의 블루라군은 왠지 인공적인 느낌이 강했다면 로토루아의 유황 온천은 그 와는 정반대의 느낌이었다. 가이드 말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는 개인이 온천 개발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고 한다. 그 때문인지 로토루아에는 곳곳에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자연 온천도 많이 있다고 한다. 로토루아를 지열의 도시라고 부르는 이유는 아마 그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개인이 개발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아마 자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온천을 개발코자 하는 뉴질랜드의 정신이 아닐까 싶다. 어찌 보면 관광을 위한 정책이 아닌 자연을 위한 정책으로 때론 여행객들이 불편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 불편함 덕분에 멋진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스파를 마치고 저녁은 초록 홍합탕으로 마무리했다. 역시 한국사람은 뜨거운 게 맞나 보다. 뜨거운 유황 온천과 뜨끈한 국물요리로 하루를 마무리하니 쌓였던 여독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왠지 다음날이 기대되는 마무리였다. 

로토루아 유황 온천
초록 홍합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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