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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블리 Nov 27. 2024

아직은 살만한 세상

따뜻함이 건네주는 마음의 풍족함

1층으로 들어가려고 오피스텔 공동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었다. 

그리고 누르는 동시에, 저멀리 두꺼운 점퍼를 입고 손을 맞잡고 서있는 커플이 있었다. 





제일 안쪽의 엘레베이터 앞쪽에 그 커플은 서있었다. 

나는 그 커플들을 바라보며, 공동현관문 비밀번호 키패드를 손으로 눌러갔다. 

그 때, 그 커플 앞에 서있는 엘레베이터는 문이 열렸고, 그 커플들을 엘레베이터 안으로 걸음을 향했다. 





그 모습을 보며, '이런, 못 타겠네. 다음 꺼 타야겠다.' 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비우고 열린 공동현관문으로 내 몸을 집어넣었다. 





그런데 그 커플들이 탄 엘레베이터 문이 닫히지 않고 있었다. 

아무도 닫힘 버튼을 굳이 누르지 않는건지. 아무튼 그 엘레베이터는 예정된 기다림의 시간이 지나가 곧 닫힐 것처럼 보였다. 





아직 열려있어서, 뛰어가서 그 엘레베이터를 잡을까도 고민했다. 

이 모든 것은 1초의 찰나에 든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냥 난 뛰지 않고 걸어가고있었다. 

저건 곧 닫힐테니, 다른 엘레베이터나 타야겠다. 하고 생각하고 있던 찰나랄까. 

근데 그 때, 그 엘레베이터에 타있던 아까 내가 본 커플 중 남성분이 갑자기 고개를 엘레베이터 문 밖으로 내미셨다. 





'빼-꼼'









그 모습을 보고 놀란 나는 재빠르게 뛰어갔다. 

그 행동은 그 분이 나에게 '안 오시는건가?'하는 물음을 던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난 타자마자 감사 인사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나는 이러한 모습이 놀라웠다. 





보통은 





보통은 엘레베이터 문이 열리는데, 공동현관문에서 누군가 비밀번호를 누르고 있어도, 

그러든 말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잽싸게 문을 닫는다. 

단 1초라도 빨리 집에 들어가 쉬고 싶은 마음밖에 없는듯, 

자신의 집을 향한 빠른 발걸음과 빠른 행동만을 하곤했다. 

나 또한 빨리 가서 쉬고 싶다는 충동이 생기면 순간 고민하게 하기도 한다. 

정말 화장실이 급하거나 예기치 못한 불상사에는 그 버튼을 누르지 않을 수 없지만, 

보통은 함께 가려고 한다. 






그러나 빠르게 닫힘 버튼을 누르는 그 모습들을 나는 익숙하게 겪어왔고,

그러기에 나는 기대를 하지 않고있었다.

그렇게, 타고 싶어도, '이미 닫혔겠지' 라고 속으로 되내이곤 했다. 





대부분 이미 엘레베이터 문은 닫히고, 엘레베이터는 위를 향해 올라가고 있는 모습을 나는 주로 봐왔다. 

애꿎은 엘레베이터 문만 나는 바라보곤 했다. 






달랐던 3초의 행동





그러나 오늘 그 분은 다르셨다. 

그래서 그 분께 진심으로 감사했다. 





고작 3초밖에 안돼는 찰나의 순간이지만, 

그 찰나에도 '미소'를 짓게해준 순간이었다. 





고개를 내밀고 나를 보다가, 내가 엘레베이터에 타자, 

안도감과 다행이다와 기다린 보람이 있다 등의 그의 표정이 나는 아직도 기억난다. 

그 분의 표정은 섬세했고, 자상했고, 따뜻했다. 그 분의 여자친구 분도 그렇게 행동해주는 남자친구를 자연스럽게 기다리고, 흐뭇하게 바라보고있었다. 






그렇게 그 엘레베이터 안은 고요했지만, 흐뭇함과 감사함의 고요한 분위기가 흘러퍼졌다. 

나의 마음에도 따뜻함으로 인한 꽉찬 마음이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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