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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le Cactus Dec 04. 2023

10살연하남과 결혼하기_외국인

9. 생활의 달인

 

신혼은 서로에게 맞춰주는

척을 하는 시기이다.


그것이 사랑이라 믿고 참고

물러서고

다음을 기약하지만

상대는 한치에 오차 없이

같은 일을 반복한다.


상대방을 고치기 위해 비난하고 부정하고

미워하기 시작하면 집 문패는 지옥이 된다.


가장 빠르고 정확한 해결책은


역시나 나에게 있다.



상대를 내 방식대로 고칠 생각을 버리면 된다.


하지만 결심한다고 해서 바로 되지 않는다.

이 또한 시간과의 싸움이다.


결혼생활은 습관의 연속이다.

사소하게는 청소습관, 식습관, 취미가 있다.


둘 중 한 명은 깨끗한 축에 들것이고

다른 한쪽은 더러운 축에 들것이다.

어느 쪽이든 상대적인 것이며

결혼 생활 내내 이것으로 싸운다고

상대를 고쳐질 수 없다.


궁극적으로 문제점을 해결하고 싶다면

깨끗이 유지하고 싶은 쪽을 중심으로

치우는 수밖에 없다.

상대방 배우자는 거들어는 줄 것이다.


나의 맘에 들게 군말 없이 집안일을 해줄

배우자를 원하다면


미안하지만....


그런 배우자는 없다.


직접 하기 싫고 금전적 여유가 있다면

취향대로 계약 후 청소도우미를 고용하길 바란다.


p.s _여기서 집안청소를 못하는 수준이

해준 음식을 먹고 스스로 못 치우며

바쁘다는 핑계로 일주일에 세 번 이하로

샤워하고 술, 담배 다하면서

외출 후 바로 침대로 다이빙하는

몰상식한 인간이라면 우리 반품하자.

평생 혼자 살아야 하는 사람도 있다.



식습관은 대표적인 어릴 때부터

쌓여온 하나의 습관이며 취향이다.

젊을 때야 아무거나 먹고살지만

나이 들면 입맛은 돌아온다.


이민 가서 안 먹던 김치를 먹는

한국인(나)들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


취미는 연애 때부터 듣던 그대로지만

그 빈도와 지출비용이 다를 수 도 있다.


도박이나 무리한 투자가 아니라면

어느 정도 취미는 터치할 필요가 없다.



결혼생활의 Key인

소비습관과 양가부모님 관리가 있다.


소비습관은 경제가치관에 관한 것이므로

상대에게 직접적으로 물어보고 같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양가 부모님 관리는

한국부부들과는 조금 다르다.

특히 나는

남편이 내 가족들을 위해서

무언가 하길 원하지 않는다.

나 자체가 부모님이나 동생들과

자주 연락하지 않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남편에게 어떠한 강요도 하지 않았다.

 

남편의 경우는

매일 전화하고 자주 만나고

왕래가 빈번했다.

우리가 시댁 근처에 살 때는 부모님,

사촌, 사돈의 팔존까지 생일, 새해,

크리스마스를 모두 같이 보냈다.

물론 매주 주말도 같이 보낸다.

한국처럼 음식이나 설거지를

시키지 않았지만

나에겐 좀 버거운 가족형태였다.


그것에 관해 인지 못한 남편은

내가 본인을 위해 손쉽게 바뀌었다고

느끼고 생활전반적으로

선을 넘을 때가 많았다.


인간관계의 경험이 부족하고 어린 그는

나를 비난하는 것이 쉬웠을 것이다.


신혼초반엔 사랑으로 포장했지만

지금 생각하니 싸움을 피하기 위해

내가 그의 무리가 요구에 응했었다.


장기적으로 본다면

나 자신이나 그에게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결정적으로 타인은 내가 아니고

나는 바뀌지 않는다.


그것이 배우자라고 해도 말이다.


소비적이고 파괴적인 싸움으로

몇 년을 낭비한 후

남편은 무언가 깨달은 듯

무작정 요구하지 않고

작은 것을

스스로 하기 시작했다.


나도 원하는 것을 마냥 참거나

꿍해있지 않는다.

싸움이 된다고 해도

나의 의견을 분명히 전한다.


장기적으론 결혼생활도

결국은 나의 생활 + 그의 생활이 겹쳐지는

Collaboration의 일환이지

그와 내가 융화돼서

서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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