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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추적 기술 폼 미쳤다ദ്ദി

<서치 2>

by 이지원




서치 2, 2023






손 안의 작은 스마트폰으로 세상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이다. 만남과 소통을 포함한 모든 것이 간단한 클릭 몇 번이면 해결되는 편리함 뒤에 숨어 있는 대가는 무엇일까?


영화 <서치 2>의 주인공 준은 일상의 대부분을 실제 만남보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스냅챗과 같은 SNS에서 친구들과의 소통을 통해 보낸다. 어느 날 준의 어머니 그레이스가 여행 후 연락이 두절되자 준은 SNS와 각종 디지털 기기에서 어머니의 흔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오직 스마트폰 화면과 랩탑의 웹브라우저, 스마트워치의 알림과 CCTV 영상 등 디지털 기기의 화면만을 통해 이야기를 진행하는 독특한 구성으로 호평받았다. 이 과정에서 준은 디지털 기기로부터 위치정보와 단서를 얻어 어머니의 행적을 쫓는다. 영화에서처럼 디지털 기기를 통해 얻는 위치정보는 어떤 기술을 통해 얻을 수 있을까?


우선 디지털 기기의 위치정보 기술은 크게 GPS, 와이파이 기반 위치추적, 셀룰러 네트워크 기반 위치추적으로 나뉜다. 그 외에도 블루투스 저에너지를 이용하는 방법, UWB 태그를 이용하는 방법, 적외선을 이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앞서 언급한 세 가지 방식이 가장 많이 쓰인다. 정확도는 GPS -> 와이파이 -> 셀룰러 순으로 높으며, 셀룰러 데이터는 위치 오차 범위가 200~500m에서 크게는 2km로, GPS와 와이파이에 비해 정확도가 현저하게 떨어진다. GPS와 와이파이는 기기가 켜져 있을 때에만 확인할 수 있으며, 셀룰러는 기기의 전원이 꺼지기 전까지의 최종 위치를 나타낸다.


GPS는 4개 이상의 위성에서 발신하는 신호를 기기가 받아 삼각측량 원리를 통해 사용자의 정확한 위치를 계산한다. 3개 이상의 위성에서 발신하는 신호를 받는 순간 각 위성은 고정된 x축, y축, z 축과 같은 역할을 하여 위성을 기준으로 우리의 위치를 알아내고, 정확도를 위해 여분의 위성들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지상에서 위성으로부터의 거리를 측정하기 위해 모든 위성과 수신기에는 루비듐과 세슘 원자시계가 탑재되어 동시에 신호를 송신하고, 수신하도록 되어 있다.


GPS는 비교적 실내나 고층 건물 사이에서는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군사용 GPS는 1cm의 오차까지도 정확히 계산이 가능하며, 상업용 GPS의 정확도도 매해 갱신되고 있다. 일례로 GPS의 정확도에 착안해 50마리의 상어의 움직임을 GPS로 포착해서 상어가 해안으로 다가가면 사람들을 대피시킬 수 있도록 하는 <OCEARCH>등의 흥미로운 프로젝트들이 기획되고 있다.


GPS 위성은 초당 50비트의 속도로 총 1500비트의 메시지를 30초마다 반복 송신하고, 각각의 메시지는 300비트씩의 서브프레임 5개로 구성된다. 각 서브프레임에는 위성 시각과 상태 정보, 위성의 정밀 궤도 정보를 나타내는 에페머리스 데이터(ephemeris data), 위성들의 대략적 궤도 정보와 전리층 보정 및 시스템 상태 정보를 나타내는 알마낙 데이터(almanac data)가 포함되어 있다. 수신기가 이 정보를 정확히 얻으면 위치 정확도가 증가하며 초기 위성 탐색 시간이 단축된다. 앞서 언급한 GPS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한 상어 추적 프로젝트인 <OCEARCH>에서도 이러한 항법 메시지를 통해 제공되는 정밀한 데이터는 필수적이다. 상어 몸에 부착된 GPS 태그는 수신한 항법 메시지를 바탕으로 정확한 위치를 빠르게 산출한다.


GPS의 높이의 한계를 보완하는 것이 와이파이와 셀룰러 네트워크 기반 위치추적이다. 와이파이는 주변의 무선 인터넷 공유기 신호 강도를 분석해서 사용자의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셀룰러 네트워크는 기기와 가장 가까운 기지국을 기준으로 위치를 파악한다.


영화 <Eagle Eye>, 2008

<서치>, <서치2>에서 범죄의 대상이 되고, 디지털 기기들로 인해 구원받는 등장인물들처럼 무언가를 원한다면 그 반대의 부정적 특성 또한 기꺼이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야 한다. 행복의 반대편에는 불행이, 오르막길 끝에는 내리막길이, 성공 뒤에는 피 땀 눈물이 존재한다. 너무나 당연한 이 진리를 우리는 자주 간과한다. SNS를 통해 일상을 공유하지만 부정적인 시선에는 ‘요즘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 인생에 너무 관심이 많아,’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한다. 대가 없는 성공에 대한 소망, 비난에 대한 방어적 자세, 긍정적인 결과만을 취하고 싶은 마음, 편리함에 대한 갈망. 옛날부터 존재했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부각되었을 뿐인 이중적인 마음들에 ‘요즘 사람들’이라는 키워드를 붙여 '요즘 사람들'과 'MZ세대'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의 마법의 주어가 되어가고 있다.


나 역시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인생을 날로 먹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막상 그런 하루를 보내고 나면 자괴감이 든다. 이런 이중적인 굴레가 현대인의 특성이라고들 하지만 사실 인간 본연의 모순된 본성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미디어에서 묘사되는 MZ세대의 프레이밍은 가끔 너무 부풀려지고 과장되어 처음부터 풀 수 있었지만 갈등이 빚어지는 영화 속 준과 그레이스의 관계처럼 느껴진다.




영화 <제이슨 본>, 2016 / 영화 <Eagle Eye>,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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