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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현 Jan 26. 2024

첫 단추

시작이 반이 아니라, 끝이 전부다.

종류별로, 알록달록한 단추 여러 개를 사놓았죠.

예전부터.

어느덧 그 단추들이 쌓이기 시작하니

내가 갖고 있는 단추들이 무엇인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얼마나 되는지를 모르겠더군요.

제각각 뒤죽박죽 뒤섞여있어

보고 싶은 단추가 가려져 보이지도 않고,

필요할 때 꺼내 쓰지도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놓은 단추들을 종류별로

서랍에 보관해놓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절실하게 느끼어,

이제부터라도 분류하고,

내가 어떤 단추들을 샀는지

차곡차곡 잘 기록해놓으려 합니다.

옛말에 그런 말이 있죠.

"첫 단추를 잘 꿰어라"

오늘 드디어 첫 단추가

자신이 들어가야 할 자리로,

그 구멍을 통과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첫 단추만 잘 꿰는 건

누구나 다 잘 하는 것 같아요.

꿰기 시작한 첫 단추에서 하나하나 줄지어가며

남은 단추들을 '끝까지' 잘 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단추를 줄지어 꿰어보려고 합니다.

때로는 모양에 맞게, 색깔에 맞게, 크기에 맞게

그 단추들은 나의 주관적인 기준에 맞추어,

그날 내 기분에 맞추어,

지극히 내 감정과 내 생각의 잣대에 맞게

알록달록하게 꿰어보고 그것을 기록하겠습니다.

어느새 단추를 다 꿰어진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날을 바라며,

오늘 첫 단추가 옷자락의 구멍을 통과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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