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의 첫 시작/조금은 영악하게 살기
요즘 내 인생은 굉장히 정신 없이 흘러가고 있다.
그리고 굉장히 수동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다른 직종은 모르겠고
적어도 간호는 적지 않은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다.
상상도 못했던 불취업은 봐줄만한 정도였고
의료 대란으로 채용 공고가 안 뜰거라는 전망과
예전이라면 취준할 많은 4학년 학생들이
도피성 휴학을 택하고
(간호학과 특성상 속전속결 취업이기에 휴학하는 학생의 수가 굉장히 적은 편이다)
23/24 웨이팅들은 입사 취소가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처럼 중소병원으로 냅다 덤비는 중이며
그렇게 쉽게 갈 수 있다던 작은 급성기 병원들의 자리도 구하기 쉽지 않은 실상이다.
(간호사를 추천 글을 수납한 이유)
사태가 빠르게 해결되지 않을 거라는 판단 하에
어디든 미국에 갈 거라면 경력을 빨리 쌓아야 한다는
생각만으로
나는 웨이팅(입사 대기자)만이 누릴 수 있는
꿀통을 집어 던졌다.
_이제 웨이팅은 맛집 기다릴 때만 하는 문화로 바껴야하는 거 아닐까 ?
그렇게 생각 안 했던 중소 병원에서
답답한 억울함을 참아가며
좋은 사람들(?아마도..)과 묵묵히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든지 사직서를 낼 준비를 다 하는 중인 준비된 인재다.)
8시간 이상 커피 한 잔 못 마시면서
어느 날은 밥도 못 먹으면서
아니 일말고 모든 생각을 다 잊으면서
열심히 뛰어다니고
컴플레인을 듣고
일을 하고 퇴근하면
몸이 녹초가 되어도
꾸준히 미국 간호사 면허 시험 공부와
영어 공부와 자기계발을 병행하고 있다.
요즘은 일을 하면서 공부하는 걸 즐기고 있다.
(그니까 좀 도른 사람이 된 것 같다.)
이렇게 살다보니
어느순간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눈빛이 달라졌다는 얘기를 듣기 시작했다.
(좋게 말하면 힘이 느껴지는 거고 나쁘게 얘기하면 매서워진거고)
아무튼, 내가 이렇게 사는 이유, 어쩌면 대학 때보다
더 부지런히 사는 이유는
단 하나다.
애초에 ‘세상이 내 편이다.’라는 믿음을 전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 반대다.
‘세상은 내 편이 아니다.’
난 이걸 세상이 날 억까한다고 표현했었다.
간호사 일을 한국에서 하다 보면
더욱 느껴질 것이다.(다른 직종도 비슷할수도)
세상은 애초에 내 편이 아니고
그래서 나는 세상이 내 편이 될 때만을 기다릴 수가 없다.
더 열심히 나아가야 하고
더 부지런히 사는 이유다.
정말 내 뜻대로 상황이 흘러가지 않을 때를
열심히 대비해놓지 않으면
결국 다 내 책임이기 되기 때문이다.
때문에, 세상이 내 손을 들어주는 순간만을 기다리고 사는 건,또 내 뜻대로 흘러갈거라는
생각만으로 사는 건
오히려 삶의 불행을 더 불러오기 마련이다.
나를 챙겨줄 수 있는 사람은 나 뿐이고
이 쓰레기 같은 상황을 내 최고의 패로 만들 수 있는
사람도 나 뿐이다.
앞으로 이렇게 실화냐 싶은 신비한 이야기 서프라이즈
tv같은 일이 많겠지만,
난 그때마다 더 애써서 살 각오가 되어있다.
이 이해하기 힘든 상황을
나는 내 인생 최고의 치트키로 만들 것이다.
물론 노력이 필요 없는 운 좋은 삶도 있지만 내가 그렇게 살다간 그런 삶 특유의 나약한 생활력과 특유의 오만함을 닮을 것 같아서 바라지 않는다.
장황하게 얘기했지만
좀 더 명확하게 얘기하자면
이제 각자도생 할 길을 적나라하게 찾아 떠날 때라고
생각한다.
이걸 인정해야 이상의 노력을 보일 수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래서 달달한 여유를 포기했다. 그런데 삶의 만족도가 더 올라가는 이상한 감정을 느끼고 있다.
열심히 살수록 더 열심히 산다.
그래서 노는 것에 익숙해지는 걸 경계하고 있다.
수동적인 상황에서
좀 더 능동적으로 살아야지
좀 더 진취적으로 살아야지
요즘은 매일 잠 들기 전, 나한테 묻는다.
나는 세상이 내 편을 들고 싶게 할 만큼 노력했는지.
뻔하디 뻔한 문장이지만
내 목표까지 화이팅.
결론:(사직서가 ‘준비된’ 인재의 하루 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