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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NER SPARK Jan 01. 2024

우연은 그냥 우연이 아니야(부제: 우연과 동시성)

어제 꿈에 봤던 사람을 오늘 낮에 길에서 마주친다. 그런데 내 사업에 도움을 줄만한 사람이다. 이 생각을 한다. "왜 이 사람에게 연락할 생각을 안 했던 거지? 정말 우연이네." 또는 낯선 길을 가는데 마치 가본 듯하다거나, 처음 겪는 상황인데 마치 과거에 경험한 일처럼 생각되는 경우가 있다. 데자뷔 현상이라고도 한다. 


변호사로서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사건이 있었다. 경찰에서 수사 중인 사건인데 무혐의(불송치) 결정을 받고 싶은 사건이다. 출근 준비 중에 갑자기 머릿속에서 '팅'하는 맑은 소리가 들리더니, 그 사건이 떠오른다. '아! 이 사건이 잘 될 모양이네'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정말 오후 운전 중에 휴대폰에 문자가 온다. '변호사님, OOO사건 무혐의 결정 났습니다!'


나무위키에서 '우연은 필연성의 결여를 의미하며, 마치 원인 없이 멋대로 일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고 한다. 정말 우연은 아무 원인 없이 일어나는 것일까? 


정신분석학자 칼 융은 이런 현상을 '동시성' 또는 '동시적 사건'이라고 표현한다. 동시성이란 어떤 계기에 한 개인의 정신적인 상태와 외부적인 사건 사이에 일치가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융에 따르면 우주는 보편적 완전성을 만들어내는 거대한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융은 우연의 일치가 일어날 수는 있지만, 우연만으로 그 사건이 일어날 수 없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설명한다. 


이런 융의 해석을 보면, 우연으로 보이는 사건 또는 동시적 사건은 우주가 우리에게 보내는 메시지로 볼 수 있다. 물질세계에서 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우주의 더욱 깊은 질서가 표현된 것으로 말이다. 우리가 우주를 다 볼 수 없고, 우주질서를 다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더 심오한 질서가 우주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숨 쉬고 사는 세상의 완전성을 보자. 어떤 현상이든 숫자로 표현된다. 이런 것들은 마치 거대한 우주의 계획의 일부처럼 보인다. 우주는 동시성이라는 일종의 사건, 꿈을 통해 우리 여정에서 어디론가 안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원인이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원인이 있는 사건이다. 


그렇다면 우연히 일어난 일이지만 어떻게 보면 내 인생에 중요한 일이 발생한 것인지 모른다. 아니 발생하려고 하는 것인지 모른다. 따라서 그 메시지에 집중하고, 그것이 왜 일어났는지 알아내려고 해야 한다. 


갑자기 일어난 감정, 생각, 꿈이 현실세계에서 어떻게 펼쳐질지 예상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주의 네트워크 연결은 내면의 보이지 않는 세계와 외부의 현실세계를 이어준다. 그것이 동시성으로 나타나며 인간은 직감으로 그것을 인지한다. 


칼융은 동시성을 보는 눈을 가질 것을 강조한다. 만남이 무작위적인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깊은 의미를 가진 것일 수 있다. 내면과 외부의 연결을 탐구하면 생각, 행동, 현실세계 사이의 마법적인 연결을 보기 시작한다. 무수히 일어나는 동시성들을 보면, 이미 우주가 우리를 일정 경험으로 안내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경험에서 깜짝 놀랄만한 결과와 깨우침을 얻기를 바란다. 


나는 이러한 동시성 현상이 4차원 또는 5차원 세상의 내가 보내오는 메시지로 생각된다. 5차원의 존재는 4차원 세상을 볼 수 있고, 4차원은 시간을 통제할 수 있는 세상이다. 4차원 존재인 내가 미래로부터 현재의 나에게 안내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시간이 잠깐 얽혀서 시공을 초월했을 수 있다. 


오늘 퇴근 후 카페에서 글을 쓰는데, 과거에 똑같은 상황을 이미 겪은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깜짝 놀랐다. 그래서 갑자기 이런 글을 쓰게 됐다. 


나는 반복적으로 나의 5년 후를 시각화했고, 그것을 꿈에서 생생하게 느꼈다. 내가 미래에 다녀온 것인지, 미래가 나에게 다가온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만 내가 생각한 장면과 현실세계가 일치하는 그 동시성 사건이 곧 발생할 것 같다는 직감이 온다. 그런 즐거운 비상사태를 대비해야 할 수도 있다.


우주는 내가 목표로 한 것을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준다. 무작위로 퍼주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그런데 삶이 계속될수록 그런 것들이 인생을 경이롭게 만들기 위해 이미 설계된 것처럼 생각될 때도 있다.


언뜻 우주 안에서 우리가 원하는 목적을 찾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사실은 우주가 우리에게 원하는 것을 찾아주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모네 '인상, 해돋이'(그림판그림) by INNER S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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