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지구야
∣ 2018년 여름
∣ 별, 초원의 나라 몽골을 다녀왔다. 끝없는 초원에 양, 염소, 말, 소, 야크가 땅을 즐겁게 해 주며 녹색 땅에 자라는 풀 먹는 소리조차 써 곡 써 곡 맛있게 먹고 있다. 떨어지는 서쪽 하늘에는 오렌지색의 찬란한 하루를 신성하게 마무리하며 보라의 밤의 왕을 살포시 안아준다. 떠오르는 Mars(화성)는 초저녁 별의 세계를 이끌며 밤의 하늘을 장식한다.
∣ 어릴 적 본 은하수 총총 흐르는 별 하늘을 나이 50 넘어서 이제야 다시 볼 수 있었다. 내 마음속 은하수 흐르는 밤하늘 잊지 않고 별을 몽골에 와서야 다시 보니 참으로 감격스럽다. 원초적인 근원의 세계를 볼수록 소우주인으로서 대 우주계에 속함에 벅참은 이루 말할 수 없는 황홀함으로 다가왔다.
∣ 나. 그대의 품으로 언젠가 돌아가겠지만 우주의 사명인 지구상의 운명적 역할을 성실히 다하며 후회 없이 즐겁게 가리라 다짐해 보았다.
∣ 게르에서의 잠은 꿀잠이다. 새벽에 추워 나무도 지피고 말린 소똥도 피우며 싸-한 새벽의 찬기를 불로 따뜻하게 덮인다. 이불속 포근히 별똥 떨어지는 밤하늘을 그리기도 하며, 어느 날에는 떨어지는 빗소리 들으며 탁 탁 타는 불소리에 이불 폭 덮고 잠이 든다. 아주 아주 행복한 내가 그리던 잠이다.
∣ 순박한 몽골인들 모습 속에서 자본이 느껴지지 않는 순수함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언젠가 이들도 변하겠지만 초원의 삶에서 그들만의 행복을 간직한 채 오래오래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 눈이 참으로 호강하였다. 마음도 초원처럼 넓어졌다.
∣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준 지구야, 고맙다.
∣ 다음에 또다시 몽고에 별 보러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부인이랑 꼭 가고 싶었는데....
사진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