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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금융사령관 Dec 20. 2023

한미 기준금리 천장 정말 닫혀 있을까?

고금리 시대 대출이자 상환 부담스러운데 정말 천장 닫혀있나요?

한미 기준금리 천장 정말 닫혀 있을까?



“한국은행 금통위는 올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올해 특수한 상황이라서 금통위 회의 자체가 없었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1년 동안 거의 국내 기준금리를 동결해왔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셈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담긴 말입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 위원회는 올해 2월부터 지난 11월 금통위 회의까지 7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습니다. 


브런치 스토리 독자 여러분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얼마인지 알고 계십니까? 

여전히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3.5%입니다.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은 그야말로 '진퇴양난'입니다. 금리를 또 올리는 결정을 한다면 내수 경기가 크게 망가지고, 가계부채 이자 부담이 커지고, 금리를 인하 하자니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결국 기준금리를 인상 시키려는 요인들도 있고, 기준금리를 인하 시킬 수 있다는 근거들도 있어서 양쪽을 상쇄시켜서 쭉 금리 동결로 이어진 것입니다. 


다만 상반기에는 금통 위원들의 의견이 만장일치였지만 하반기 금통위 회의에서는 점점 소수의견에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 눈여겨봐야 할 대목인 것 같습니다. 


지난 금통위 회의에서는 한국은행 이창용 총재를 제외하고 나머지 6명 중 4명은, 국제유가가 급격히 다시 상승한다면 국내 물가를 자극해 다시 오를 수도 있고, 그 외에도 어떤 변수가 있을지 모르니, 앞으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반대로 6명 중 2명은 물가도 물가지만, 여기서 금리를 또 올리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굳이 더 올릴 필요는 없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또 한 가지는 금융시장은 한은의 기준금리를 더 이상 믿지 않고(?), 따라가려고 하지도 않으며, 완전 지 맘대로 움직이는 경향을 보이기도 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합니다. 올 하반기 한때 주요 시중은행 여신(주담대 코픽스 기준) 금리는 7%가 넘어서기도 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는데, 기준금리는 3.5%로 계속 동결이었는데 시중은행의 금리는 동결되지 않고, 오르락내리락했다는 얘기를 보면 기준금리를 따라가지 않았다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은 금통위의 신뢰가 떨어지고 누군가는 권위가 무너졌다고까지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13일 미국 FOMC 회의에서도 미국의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습니다. 당초 전망처럼 5.25~5.50%로 동결한 것입니다. 미국 경제활동의 성장세가 둔화되긴 했지만 인플레이션 역시 누그러졌고, 고용 증가세는 연초 이후 완만해지고 있으나 여전히 강하다는 판단을 내놓았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조심스러운 발언도 함께 내놓았는데 추가적인 기준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혹시 있을 수 있다는 표현으로 언급하긴 했는데, 파월 의장은 기준금리의 천장이 아직 완전히 닫혀 있지는 않고, 열려 있다는 의미로 말한 것으로 보이나 시장이나 일반 투자자들은 오히려 금리 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종료되었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FOMC가 만장일치로 3회 연속 미국의 기준금리를 동결(5.25~5.5%) 하긴 했지만, 점도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년 중 3회 금리 인하를 시사한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FOMC 위원들이 제시한 2024년말(내년) 연방기금금리 예상치의 중간 값은 4.625% 정도로 나왔는데 이는 지난 9월 점도표와 비교해 보면 약50bp 정도 낮춰진 것입니다. 이를 현재 기준금리와 비교한다면 내년 중 세 차례 정도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합니다. 0.25%p씩 인하한다는 가정을 한다면 75bp의 금리 인하가 있을 수 있다는 것으로 세 차례 인하를 예고한 셈입니다. 


FOMC의 회의록을 두고도 해석이 엇갈리기는 한데 다수는 미묘한 문구 변화를 통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판단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시각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소수는 아직도 안심하기엔 이르고, 여전히 앞으로의 상황을 더 지켜보면서 미국 기준금리의 상단도 닫혀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금리 인하 시점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것과 그 시기가 내년 상반기일까? 하반기일까? 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기 시작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만 100%라고 예측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앞서 지난 11월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지금 위원회는 금리 인하에 관해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발언을 했었습니다. 현재 기준 금리 인하에 대해 전혀 논의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었는데 불과 한 달 후 다음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타이밍을 잡으려고 논의가 시작되었다고 밝힌 것은 미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파월 의장의 마음이 갈대처럼 변한 것이 아니라 그만큼 시장 상황이나 지표가 변하고 있어서 한 달 후 상황에 또다시 바뀔 수 있고, 내년에 또 다른 상황에 놓일 수 있을 만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환경 변화 요인이 불확실한 시기라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보입니다. 


불과 두 달 전으로 돌아가 보면 미국 국채시장 변동성이 극심해져 일희일비하는 채권 투자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고,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미궁 속의 금리 변화가 금융 시장에서 펼쳐졌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는 미국 경제 상황이지만 어디서 폭탄이 나올지 혹시 모르는 악재가 속에서 곪고 있는지도 모르는 일이고, 이는 국내 금융 시장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파월 의장은 이번 금리 인하 논의 개시가 만장일치에 의한 것은 결코 아니며, 예비적 단계의 성격의 대화가 오고 갔다고 그 발언의 수위를 조절하기도 했고,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목표보다 한참 높고 이날 FOMC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입장도 거듭해서 강조하면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두었습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은행 금통위 역시 인플레이션(국내 소비자물가지수), 환율, 한-미 기준금리 차이 등을 고려해야 한다면 기준금리를 올리는 요인, 내리는 요인은 여전히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는 점 간과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양국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오는 것 같긴 하지만 여전히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 혹시 다시 인상 쪽으로 갈 수도 있다는 경계감은 가지고 투자나 이자 상환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금리를 상승해야 한다는 근거들과 하락해야 한다는 근거들이 서로 맞부딪히는 시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양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국은행 금통위와 미국 FOMC에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게 아직도 유효한 것 같습니다.

"양국 기준금리의 상단 정말 닫혀있는 것 맞나요?"
(대출 이자 상환하는 입장에서는 닫혀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혹시 조그마한 창문처럼 미세한 틈으로 조금은 열려 있는 것은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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