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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종최 Nov 20. 2023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시작하다

모든 편견은 내장에서 나온다

"가능한 한 앉아 있지 마라.


야외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면서 생겨나지 않은 생각은 무엇이든 믿지 마라.


근육이 춤을 추듯이 움직이는 생각이 아닌 것도 믿지 마라 모든 편견은 내장에서 나온다.


꾹 눌러앉아 있는 끈기,

신성한 정신에 위배되는 진정한 죄이다."

(즐거운 학문 : 프리드리히 니체)


직장생활을 하면서 회의가 많이 들었다. 우리는 과연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걸까! 한 달에 초과근무 100시간 이상을 한 적도 많은데, 일하도 죽을 수도 있겠다 싶은데, 왜 시민들은 여전히 공무원은 아침 9시 땡 출근해서 저녁 6시에 칼퇴근하는 걸로 알고 있을까!

체감할 수 있는 현장행정을 해달라고 말씀하시는 걸까!


"모든 편견은 내장에서 나온다!"라는 니체의 말처럼 탁상행정의 폐해를 잘 대변해 주는 말이 있을까!


그래, 우리는 편견 속에 일하고 있었다.  시민분들과 현장의 목소리는 제대로 듣지 않고 외국 사례, 이미 쓰인 보고서나 문헌을 짜깁기 해서 보고서를 만들고, 그 보고서를 윗사람의 입맛에 맛게 고치고, 고치고 또 고치고 하는데 시간을 더 많이 다. 렇게 만들어진 보고서는 참 그럴싸다.  보고서들은 정부나 지자체의 위원회 등을 통해 형식적인 의견수렴을 거쳐 책으로 시행된다.

그러니 실제 현장과 커다란 괴리가 있을 수밖에!


마침 고시출신 주도의 하향식 탁상행정의 메카였던 중앙부처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13년간의 서울-부산 주말 부부 생활에도 지쳤고, 경남에 계신 부모님도 좀 더 자주 뵙고 싶었다. 운좋게 2018년 11월 경남도청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중앙정부 공무원에서 지방의 향리가 었다.


경남에 와서 처음 맡게 된 업무가 '경남혁신도시'였다.


혁신도시(革新都市 / Innovation City)는 노무현 정부  때부터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수도권에 있는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시켜 지역에 있는 기업·대학·연구소 등서로 긴밀하게 협력, 즉 산·학·연·관 연계를 통해 새로운 지역의 성장거점을 만들기 위해 추진된 정책이다.


경남에도 진주에 혁신도시가 만들어졌데, 내가 혁신도시 업무를 맡았을 때는 요즘 한창 언론에 오르내리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포함한  11개 공공기관이 모두 내려온 상태였다.


마침 이 무렵에는 행정안전부에서 만든 '사회혁신'이란 개념이 유행하고 있었다. '사회혁신'은 사회의 문제를 제대로 풀어가려면 정부나 지자체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민과 관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하면서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당시 김경수 지사는 혁신도시와 사회혁신에 아주 관심도 많았고 지시사항도 많았다.


맡은 업무를 간단히 요약해 보면, 경남 진주에 만들어진 혁신도시가 지역에 제대로 안착하고, 혁신도시가 진주에 있긴 하지만 진주만을 위한 혁신도시가 아닌 경남 전체를 위한 혁신도시가 될 수 있도록 시민과 함께 그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추진하는 것이었다.


즉, 사회혁신의 방법으로 경남혁신도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추진하는 것이었다.

경남혁신도시의 안정적 정착과 발전을 위해 만든 사회혁신 네트워크가 바로 '함지네(함께 만드는 지역사회 네트워크)'였,


함지네에는 지역주민, 전문가, 진주로 이전해 온 공공기관의 임직원, 경도와 18개 시군, 그리고 중앙정부의 공무원으로 구성되었.


그 기능은 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수도권에서 이전해 온 11개 공공기관의 직원과 가족분들이 지역에 잘 정착하실 수 있게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둘째, 혁신도시와  진주 원도심 간의 지역융화사업 발굴하고,


셋째, 경남도 전체의 지역발전 견인 수 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사업들을 찾아서 추진하는 이었다.

2019년 9월 노컷뉴스에 보도된 함지네

관건은 어떻게 하면 함지네가 기존의 위원회나 여타의 네트워크와 달리 실제로 지역주민분들의 의견을 제대로 듣고,  지역주민분들이 원하는 사업들을 찾아서 추진하겠다는 당초의 취지대로 잘 운영되게 만드는 것이었다.


과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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