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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 0원, 풍경은 100점" 호수 트레킹 명소

1km 부교 데크에서의 물 위 산책

by telltrip
andong-seonseong-floating-trail1.webp 안동 선성수상길 가을 풍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늦가을의 공기는 호수를 더욱 깊고 고요하게 만든다. 안동 선성수상길을 걷다 보면 나무가 색을 내려놓은 계절의 여백이 한층 선명하게 느껴진다.


물 위를 따라 이어진 1km의 길은 발걸음에 맞춰 미세하게 흔들리며, 도시에서 쉽게 잊고 지내던 감각을 천천히 되살려준다.



andong-seonseong-floating-trail3.webp 안동 선성수상길 전경 / 사진=ⓒ한국관광공사 앙지뉴필름


부교 방식으로 떠 있는 데크는 안동호의 움직임을 그대로 품어낸다.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선성현 문화단지와 호반자연휴양림의 풍경이 잔잔히 이어지고, 속도를 늦출수록 시선이 담아내는 장면들이 미묘하게 달라진다.





andong-seonseong-floating-trail4.webp 선성수산길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길의 중간에서는 수몰된 예안국민학교의 흔적을 만난다. 풍금, 나무 책걸상, 흑백사진들이 조용히 놓여 있는 작은 전시는 오래전 물속으로 스러진 마을의 시간을 불러낸다.


호수를 바라보는 순간, 자연과 인간의 기억이 한곳에 포개지는 듯한 정적이 마음속에 가라앉는다.




andong-seonseong-floating-trail6.webp 안동선성수상길 쉼터 / 사진=ⓒ한국관광공사 이범수


입장료와 주차비 부담이 없다는 점도 이 길의 매력이다. 일출부터 일몰까지 운영되는 만큼 시간대에 따라 다른 빛을 만나게 되며, 안동역에서 버스로 이동해 잠시 걸으면 닿을 수 있어 접근성도 좋다.


아침의 물안개와 오후의 따뜻한 햇빛은 각각 다른 온도로 이 공간을 채운다.




andong-seonseong-floating-trail2.webp 예끼마을 / 사진=안동관광


산책을 마친 뒤 예끼마을로 이어가면 풍경의 여운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작은 공방과 카페가 자리한 마을은 예술적 분위기와 자연의 조화가 은은하게 흐르며, 늦가을 특유의 차분한 공기를 천천히 깊게 스며들게 만든다.


호수 위를 걷는 경험 속에서 여행의 속도는 자연스레 느려지고, 그 느림이 곧 휴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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