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기록
158일째 글을 쓰고있습니다.
글을 쓰려고 노트북을 켜다 문득 이렇게 습관처럼 쓰기 시작한 지 며칠쯤 되었나 궁금했다. 7월 10일 여름, 글쓰기 멘토링을 통해 시작했고 오늘이 158일째 되는 날이었다. 반 년이 채 못 되는 시점이었다. 3회의 멘토링 클래스를 진행했고, 비공식 고민 상담소를 자처했으며, 직접 만든 전자책 '신중하면 손해다.'를 발간했고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의 작가가 되었다. 글을 쓰며 정리해 보니 가득 채워보냈구나 싶다. 그럼에도 조금 이렇다 할 성과가 더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은 여지없이 마음 한 켠에 자리한다.
내게 있어 글을 쓰는 행위는 '자존'을 지키는 적극적인 행동이며 '자유'를 향하게 해준 고마운 친구다. 어렸을 적부터 힘이 들거나 누구에게 말 못 할 수렁에 빠졌을 때 글을 쓰곤 했다. 작고 초라한 이 모습이 전부가 아니라는 듯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었으며 은근히 누군가 봐주길 바라며 썼던 글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가끔 써나가던 조각 글들이 구독자들을 모아주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글이 나에게 주는 영향에 대한 자각이 없었다. 그냥 쓰는 것이었고 또 누군가 봐준다는 사실이 그때마다 좋았던 것 같다.
이 고마운 친구가 어디에 데려다주고 있는지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이제는 알고 있다. 글을 쓸 때면 기억과 마음 저편에 있는 것들까지 끌어오게 되었고 가감 없는 나를 분명하게 나타내게 되었다. 가끔은 의도하지 않은 방향에 가져다 놓기도 하였으며 이전보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이것저것 가식 붙은 이미지를 강요하는 것이 아닌 그저 기록하고 공유하는 것. 살아가는 시점마다 생각과 태도, 취향을 기록하는 것이었으며 그 방법안에 나만의 글도, 사진도, 영상도 있는 것이었다. 그 기록을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나고 싶은 모순된 열망도 가지고 있어 방황하기도 했지만 이 또한 당연함을 수용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