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색 가게의 남다른 이야기
시그니처 상품은 사장입니다.
열정 넘치는 가게 사장님이 상품이었다. 친화력이 좋고 낯가림이 없으며 불편한 점이 있으면 가장 빠르게 해결해 드릴 수 있는 내가 시그니처 상품이었다. 50평 남짓 우리 가게를 방문해 주시는 회원님들을 모두 외웠다. 단순 이름뿐만이 아니었다. 어떤 일을 하시는지 어디에 사시는지, 연인이 있으신지, 고향은 어디신지 어떤 목적으로 운동을 오시는지 담임선생님과 같이 모든 것이 관심사였다.
그저 운동하러 오는 헬스장을 넘어 퇴근 후 놀러 오는 나만의 아지트. 팍팍한 현실 속 나의 안녕을 물어주는 우리 체육관. 추상적인 이 문화를 상품으로 만들고 싶어 노력했다. 사장이라 애쓰는 것이 아닌 샌드가 가지는 메시지이며 이를 지켜줄 시스템적인 장치가 있으면 좋겠다 싶었다. 초창기 '크루(crew)'라는 개념을 만들어 등산과 러닝, 서핑 등 야외 스포츠활동을 진행했었다. 어디서든 땀 흘릴 수 있고 묵혀둔 스트레스를 토해낼 수 있는 적극적인 운동이라면 무엇이든 경험시켜드리고 싶었다.
모방한 수많은 경쟁업체들이 생겨날 만큼 반응은 좋았으나 직접적인 수익과는 무관했던 '크루(Crew)'활동은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히며 막을 내리게 되었다. 직원들에게 이 활동의 유의미함을 설득해야 했으며 센터 내의 소모임으로 가져가기에는 그 규모와 의미가 적었다. 샌드 크루는 그렇게 1년 가까이 대외적인 활동을 쉬게 되었으며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만 돌아가고 있었다. 그 자체가 미흡했던 것이 아니라 서툴렀고 내팽개쳐야 할 것이 아니라 다듬었어야 하는 아이덴티티였다.
문화가 주황색 가게의 전체를 대변하는 시스템과 기획을 준비 중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