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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비아빠 Mar 02. 2024

진실의 힘을 믿지 못하면 희망조차 없다

목숨보다 소중한 딸래미를 보내고 모든 의지를 잃었다. 백신부작용 피해자들 모임이 있대서 후원이라도 하려 집회에 나갔다. 딸래미 영정 사진 앞에서 울고 있는 사람들 앞에 두고 회장 생일 축하하면서 케이크 들고 노래를 부르더라. 조용히 돌아서서 나왔다.

 차라리 혼자 하는 게 낫겠다 싶어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울면서 백진협을 만들었다. 막막했지만 글도 쓰고 여기저기 알리기 시작했다. 이미 단체들이 있었기에 그 틈에 끼어들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하지만 유족 몇 분이 함께하게 되어 힘을 냈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의원이랑 간담회도 하고 기자회견도 하고 열심히 했다. 그 와중에 유족들에 버림받기도 하고 타 단체에 질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밀어붙였다.

 유족이고 딸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후원도 받지 않았다. 비용을 아끼려 현수막 디자인부터 전단지 디자인까지 내손으로 다했고 집회 용품까지 다 내손을 거치지 않은 것이 없다. 물론 의자, 생수 등 다른 분들의 도움도 있었다.

집회에 한 명이라도 더 참여를 시키기 위해 정성스레 사진도 찍고 영상도 찍었다. 퀄리티가 아쉬워 비싼 장비도 구입했고 편집 프로그램을 사서 밤새 공부도 했다. 발언 장면을 조금이라도 생동감 있게 찍어드리면 그 재미로라도 오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다.

 1년여 매주 포항 서울 왕복으로 집회, 간담회, 기자회견 등을 위해 정신없이 달려왔고 이젠 법인 단체까지 만들었다. 지금도 쉼 없이 달리고 있지만 변화는 없다. 내가 조금 더 잘했다면, 내 능력이 조금 더 뛰어났다면 더욱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텐데 매주 아쉬움을 삼키며 발길을 돌린다.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다. 당연히 혼자 한 것이 아니라 함께 했기에 가능했다. 앞으로도 함께 할 것이기에 오늘도 힘을 내본다.

 악을 처단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것은 미약한 힘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우리는 알기에 지금 우리의 처지는 그리 비관할 것이 못된다. 혼자서도 할 수 있다고 겁 없이 나섰는데 지금은 혼자가 아닌 우리는 할 수 있다로 바뀌지 않았는가?

 진실의 힘을 믿지 못하면 우리에겐 희망조차 없음이니 그 힘을 믿고 오늘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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