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들어 조회수가 사부작사부작 늘고 있는 글이 있으니! 다름 아닌 전교임원 당선 / 전교회장 소견서 등등의 유입키워드를 통한 작년 이맘때 썼던 글입니다. 한 해가 마무리 되어가며 전교임원 선출 시기가 다가오고 있나 봅니다. 작년 이맘때 저도 마음 졸이며 검색하고 준비했었던 만큼 그 간절함과 절실함을 알기에 경험하고 느꼈던 노하우를 조금 나누어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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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설문 작성팁
도입 - 공약 1, 2, 3 - 마무리. 이렇게 다섯 문단으로 구성합니다. 너무 짧으면 성의 없어 보이고 너무 길면 지루해 집중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2분 내외가 적당해 보입니다. 도입부와 마무리에서는 본인의 기호를 각인시킬 수 있는 필살기가 필요합니다. 후보가 많을 경우 투표자들이 후보의 기호와 이름을 잘 기억 못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저희 아이는 기호 8번이었는데 "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oo 초등학교 전교부회장 선거에 출마하게 된 팔팔한 에너지를 가진 기호 8번 ooo입니다."......(중략)...... "여러분, 팔색조라는 새를 아시나요? 얌전해 보이지만, 밝고 성실하고, 팔팔한 에너지를 가진 기호 8번 팔색조 ooo, 저 ooo를 뽑아주신다면 여러분들의 오른팔, 왼팔이 되어 봉사하고 최고의 oo초등학교를 만들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8이 들어간 단어를 많이 넣어 8이란 숫자를 강조했어요. 공약을 선정할 때도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너무 터무니없는 공약은 학생회 담당 선생님께서 미리 걸러내십니다. 그렇기에 아이가 학교 생활을 하면서 느꼈던 진심으로 개선되어야 할 점을 생각해 본 후에 실현 가능성 있는 공약을 내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저희 아이의 공약은 전교생 체육대회, 급식으로 떠나는 세계여행, 건의함 활성화였습니다. 다른 후보들 사이에서도 급식 관련 공약이 가장 많았고 이외에도 교실 내 옷걸이 설치, 당근 마켓, 운동장 축구공 교체, 학교 폭력 없는 학교 등등의 공약도 있었습니다.
2. 소견발표 팁
당선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소견발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본인이 속한 같은 학년 친구들 말고는 후보자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다른 학년 학생들은 연설을 보고 그 자리에서 마음을 정해 마음에 드는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또박또박 정확한 발음과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연설을 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연설문을 외우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저희 아이는 2분 30초 정도 되는 연설문을 몽땅 외워서 발표했습니다. 정면을 보고 자신 있게 말하는 후보자에게 마음이 가는 것은 당연하겠지요? 앞서 작성한 연설문을 바탕으로 본인 기호와 강조하고 싶은 말은 힘주어 말하고, 목소리에 강약 조절을 하며 집중력을 끌어야 합니다. 캐릭터로 분장하거나 유행가에 맞춰 춤추는 후보들도 꽤 많은 득표를 얻기는 했지만, 진정성 있고 자신감 있는 후보를 이기지는 못합니다. 아이들도 어리지만 알거든요.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것보다는 어떤 후보가 진짜 회장으로 어울리는지 말이죠.
3. 벽보 제작 / 선거운동 팁
캔바나 미리캔버스 같은 어플을 통해 만든 후 크게 프린트하는 방법도 있고, 업체를 통해 제작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학교마다 규정이 다르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준비하시면 됩니다. 저희 학교는 특별 규정은 없었지만 직접 벽보를 만들어보는 것도 추억이라고 생각해서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찾아 마멀레이드지를 사다가 정성스레 꾸몄습니다. (선거 운동 시 필요한 어깨띠 정도는 인터넷으로 주문했네요.) 벽보에서 사진은 매우 중요합니다. 최대한 단정하고 예쁘고 멋지게 나온 사진을 인화해서 붙이세요. 벽보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은 깔끔한 사진이거든요. 선거 운동 시에도 필요하니 벽보는 같은 것으로 미리 2개 제작하는 것이 좋아요. 선거운동에 필요한 피켓은 자잘한 공약이 쓰여있는 것보다는 후보 번호가 눈에 잘 띄도록 만드는 것이 낫습니다. 선거 운동 도우미는 미리 명단 제출된 학생들만 할 수 있는데 목소리 크고 활기찬 친구들로 모집하면 좋습니다. 선거가 모두 끝난 후 도와준 친구들에게는 작은 봉투에 편지, 학용품, 간식 등을 넣어 고마운 마음을 전달했네요.
전교 부회장 당선으로 야심 차게 시작한 2024년이었으나, 사실 저희 아이는 전교 부회장 활동에 적잖이 실망을 했습니다. 학교마다 다르겠지만 저희 아이가 속한 학교는 학생회 활동이 많이 있는 학교가 아니었거든요. 저희 때만 해도 한 달에 한 번 전교임원과 각 반 반장들이 모여 회의를 진행하고 수련회도 가고 의미 있는 활동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말이죠. 한 학기 동안 교장선생님과 함께한 간담회 1회 / 스승의 날 교장, 교감 선생님 편지 전달 / 체육대회날 대표로 준비운동. 이렇게 세 가지가 전교 부회장으로 한 활동의 전부였습니다. 그래도 전교임원 후보에 등록하여 노력하고 도전했던 모습은 소중한 추억으로 가슴속에 남아있을 거라 믿어요. 이제 6학년이 되는데 전교회장에는 도전하지 않냐고요? 올해는 출마하지 않습니다. 겨울방학 때 이사를 가거든요. 이번에는 큰 부담 내려놓고 선거에 나가는 친구들을 도울 수 있어서 또 좋다고 하네요. 이 글을 읽으시는 전교임원 선거에 도전하는 학생들 & 아이를 두신 부모님들에게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하며! 파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