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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깨가루 Oct 22. 2024

[통합사회] 자연환경과 의복, 가옥

기후, 지형, 의복, 가옥

10월의 날씨는 항상 애매하다. 아침, 저녁으로는 춥고, 점심 즈음에는 더워 옷 입기가 난감하다. 그리고 이렇게 애매한 시기는 늘 기간이 어중간하다. 그래서 고민이 된다. ‘오래 입지도 못하는 가을옷 사지 말까? 아니야, 봄에도 입으면 되잖아?! ....’ 


자연환경은 그 지역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의복과 주거 형태에 큰 영향을 준다. 열대 기후 지역은 대부분의 계절이 덥고 습하다. 이러한 환경에 맞춰 의복을 얇게 만들어 통풍이 잘 되도록 만든다. 베트남의 아오자이, 인도의 사리와 도티는 대표적인 의상들이다. 가옥 또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자라는 열대 우림의 많은 나무들이 재료가 된다. 기본적으로 고상가옥이 많은데 덥고 습한 기후의 영향으로 땅에 습기가 많고 벌레가 많아 가옥의 바닥을 높게 짓는다. 또한 우기에 비가 많이 오면 침수 위험이 높은 것도 고상가옥을 짓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더불어 지붕의 경사는 급하게 짓는데, 이는 많은 비를 지붕에 고이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


건조 기후 지역은 강수량이 적어 지표에 식생이 빈약하다. 이로 인해 지표가 태양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어  기온의 일교차가 크고, 모래 바람이 자주 분다. 이러한 자연환경은 헐렁한 천을 몸에 감싸는 형태의 의복을 탄생시켰다. 온몸을 감싸는 헐렁한 옷이 따가운 자외선과 모래 바람을 막아주고, 밤에는 보온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아랍 지역의 부르카, 토브 등이 있다. 한편 건조 기후 지역은 사막 기후 지역과 스텝 기후 지역으로 구분되는데, 사막 기후 지역은 특히 식생이 자라기 어려워 사람들은 주변의 흙을 벽돌 모양으로 성형하여 태양에 건조한 후, 흙벽돌집을 만들었다. 대체로 흙벽돌 집은 큰 일교차와 모래폭풍을 막기 위해 벽을 두껍게, 창문을 작게 만들었다. 또한 강수량이 적어 지붕이 평평한 편이며, 뜨거운 일사를 피하기 위해 건물을 서로 붙여지어 그림자가 만들어지도록 하였다. 스텝 기후 지역은 그래도 약간의 비가 내리는 지역으로 관목이 자란다. 또한 우기와 건기의 반복으로 유목 생활을 하며 가축을 기른다. 유목 생활은 결국 이동하는 생활을 만들었고, 이는 이동식 천막집을 탄생시켰다. 관목은 지지대가, 가축의 털로 짠 천 또는 가죽은 지붕과 벽이 되는 것이다. 현대식의 캠핑 문화가 여기서 시작된 것이다. 몽골 지역의 게르가 대표적이다.


온대 기후 지역은 사계절이 있어 다양한 날씨가 나타나는 기후이다. 그만큼 옷도 각양각색이고, 주거 양식도 다양하다. 여름철에는 얇고 짧은 옷을 주로 입고, 겨울철에는 길고 두꺼운 옷을 주로 입는다. 우리나라를 생각해도 사계절에 입을 다양한 의류가 필요하고, 패션 산업 또한 크게 발달되어 있다. 최근에는 한국의 패션 문화도 전 세계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비슷한 연유로 이탈리아, 프랑스가 패션으로 유명한 나라가 된 것은 아닐까? 또한 온대 기후 지역은 식생이 충분하여 나무를 건축 재료로 많이 활용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흙, 돌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한국, 중국, 일본 모두 전통적으로 나무를 활용하여 목조 가옥을 짓되 부분적으로 흙과 돌을 활용하여 보완하였으며, 유럽지역에서도 통나무를 활용한 목조 가옥, 석회암 등 돌을 활용한 석조 가옥, 뿐만 아니라 흙벽돌을 활용한 벽돌집도 많이 분포하고 있다. 재료뿐만 아니라 주거의 형태 또한 다양한데, 더위와 추위를 모두 대비하기 위한 공간 구성이 이루어졌다. 우리나라의 경우 더위에 대비하기 위해 대청마루를, 추위에 대비하기 위해 온돌을 설비하였다. 유럽 지역에서도 추위와 습기에 대비하기 위해 굴뚝을 마련하기도 하였고(불을 지펴 집안의 습기를 제거한다), 지중해성 기후와 같이 여름철에 고온건조한 지역에서는 외부의 열을 차단하기 위해 창문을 작게, 벽을 두껍게 만들었으며, 햇빛을 반사시키기 위해 벽면을 하얗게 칠하기도 하였다(알베도 효과에 의해 벽면이 하얀색이면 빛을 잘 반사시킨다. 비슷한 형태로 스키장에 가면 바닥의 눈에 반사된 햇빛으로 피부가 타는 경우가 있다).


냉대 기후 지역과 한대 기후 지역은 기온이 낮은 지역으로, 기본적으로 추위를 극복하기 위한 옷, 주거 형태가 나타났다. 의류에 있어서는 가축의 털과 가죽을 옷으로 활용하는 형태로 나타났다. 주거의 경우 냉대 기후 지역은 침엽수림 지대(타이가)가 있어, 이를 활용한 목조 가옥이 발달하였다. 한대 기후 지역은 식생이 자라기 쉽지 않아 유목 생활이 이루어진 만큼 건조 기후 지역과 유사하게 가축의 털과 가죽을 활용한 이동식 천막집을 짓고 생활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한대 기후 지역(특히 툰드라 기후)에서 정착 생활을 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영구동토층이 있어 열의 영향을 받으면 땅이 녹는 경우가 있어, 땅으로부터 집을 띄어 짓는 고상 가옥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요즘에는 냉난방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생활하는데 기후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여름철의 무더운 밤공기가 주는 끈적함과 겨울 아침의 차가운 공기가 주는 상쾌한 기분을 느끼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는 것이 아쉽기도 하면서도, 해마다 그 짧은 시간의 더움과 차가움의 정도가 더 강해지는 것이 나의 아쉬움을 잊게 만든다. 기후를 극복하기 위해 발명한 냉난방 시스템이, 기후에 더 종속되는 결과를 낳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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