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이 나를 살게 한다

느낀다는 건 살아있다는 것

by 미리나


적당한 통증은 좋은 것 같다.
통증은 나를 깨운다.
무심코 지나치던 하루
갑자기 불이 붙은 듯
몸 한구석이 나를 부른다.

매운맛 통증 앞에선
영락없이 무너져버리는 나.
나는 다시 어린아이처럼 엉엉 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는 건

나와 나 사이의 대화가 끊긴다는 뜻 아닐까.

불편함은 일상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감사 목록을 하나둘 채워나가게 한다.
그 모든 불편함으로 내가 살아 있음을 배운다.

무통은 더 이상 축복이 아니다.
말없이 식어버린 통나무 같을 뿐이다.

느낀다는 건 살아 있다는 것이다.
조금의 아픔, 조금의 불안정함이
내 몸과 마음을 다시 데운다.


불편함은 불청객이 아니라

내 안에 생기가 남아 있다는 징표다.

때론 삶이 나를 밀어붙일지라도

덕분에 나는 다시 중심을 잡는다.

그러니 다 괜찮다.
불편함도, 아픔도,
내가 무뎌지지 않았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금 이 순간 이렇게 느끼고 있다는 것 자체가
치유라는 긴 강을 건너는 중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