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를 통한 체형 유지에 대한 나름의 체계적인 근거
매일 2병씩은 마신다.
사실 나는 하루의 시작을 차(茶)로 한다. 커피만 좋아하는 내가 유일하게 마시는 다른 것은 보이차(普洱茶)다. 출근해서 부득이한 사정이 아니면, 아침에 하루도 빠짐없이 보이차 루틴을 실행한다. 그리고 정말 화끈하게 먹어준다.
올해 초부터 강제로 달리기를 끊었다. 2달이 안 돼서 약 5kg가량 살이 찌기 시작했다. 몸도 회복되지 않아 도저히 체중을 걷잡을 수 없을 듯이 보였다. 그럼에도 먹는 것도 끊지 않았다. 당연히 체력은 진작에 잃었다.
반전이 일어났다. 요즘 나를 보는 사람마다 얼굴이 좋아졌다며, 건강해 보인다고 한다... 심지어 놀라운 사실은 내가 살이 쪘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 아내는 당연히 모른다. 이걸 반전이라고 불러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업무 시작 시 꼭 보이차를 마신 지가 약 10년이 넘었다. 나의 직장생활 대략 15년 중 관리자가 된 이후부터, 하루에 350ml 표일배를 최소 2번은 마시니 지금까지 최소 1,680리터(L) 이상을 마셨다. 하루 평균 소주 2병(1병 360ml) 수준이다.
(단순 계산: 월 20회 × 750ml × 12개월 × 10년)
환산하면 생맥 500 기준 3,360잔, 소주 4,667병이다.
정말 나는 베테랑 보이차 경력직이다.
굳이 술로 계산하는 이유는 보이차는 해독의 효과가 아주 좋다. 술을 마시고 다음날 해장에 있어서 최고다. 수분섭취에 의한 이뇨작용의 원인이 있지만, 보이차 자체가 몸을 정화하고 소화와 간을 도와 자연해독의 도움이 된다. 사실 나는 해장 때문에 시작했다.
약간의 카페인이 들어있기 때문에 정신 집중에 도움을 준다. 그러나 커피처럼 속을 쓰리게 하거나 어지럽게 하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에 나같이 민감한 사람에게는 커피보다 보이차가 낫다. 결국 업무 능력도 올려준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측면으로서 다이어트의 특효약이다. 앞서 언급한 소화와 함께 열을 내는 특성으로 인해 콜레스테롤과 내장지방을 감소시킨다. 그래서 내가 운동을 끊어도 살이 쪄 보이지 않나 보다. 하긴, 이제껏 1,680리터를 마셨으니까. 정말 살에 관한 다이어트 효과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보이차는 발효의 특성으로 숙차보다는 생차가 좋다. 당연히 오래 발효시킬수록 비싼데, 단시간 숙성한 숙차보다는 장기간의 과정을 거친 생차가 좋은 것이다. 잘 파악이 안 된다면 색을 보면 된다. 절대적이라고 볼 수 없지만 숙차는 커피색에 가까운 진한색이고, 생차는 상대적으로 투명하다. 그런데 입이 저렴한 나는 커피와 생김새가 비슷한 숙차가 사실 맛있다...
하나만 더 덧붙이자면 보이차는 항산화 효과로 인해 노화방지에도 도움을 준다. 진짜 너무 완벽한데, 그래서 나는 보이차를 이야기하면 여지없이 약장수가 된다. 만병통치를 설파한다. "이것 좀 마셔봐!"
일정 수준 이후, 아직까지 나는 더 이상 살이 찌지 않는다.
비록 체력을 잃었지만, 아직까지 체형을 잃지는 않았다.
보이차도 잃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도 여지없이 2병 이상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