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 징크스에 시달린 이야기
아이오아이의 김세정, 아이즈원의 미야와키 사쿠라, 미스트롯 2의 홍지윤.
이들의 공통점을 아는가?
아! 물론 이쁘다. 그것도 아주 아주 미인들이다.
그리고 재능러이기도 하다.
노래뿐만 아니라 춤, 연기 등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약을 하고 있다.
오디션 출신 가수들이 아니냐고?
이 것도 맞다. 거의 다 왔다.
이들 모두 아이돌 혹은 트롯 오디션을 통과해서 데뷔에 성공한 가수들이다.
모두 2위다.
딩동댕!
드디어 내가 원하던 답이 나왔다. 이들은 오디션 프로에서 모두 2위였다.
그것도 1위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아쉽게도 2위로 데뷔를 한 대단한 사람들이다.
여기에 한 가지를 더 첨부하자면 이들은 모두 내가 진심으로 응원한 참가자들이었다.
나는 원래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를 좋아하지 않았다.
왠지 대본이 있을 것만 같았고(실제로 그런 문제가 터지기도 했었다) 그 과정에서 누구는 데뷔에 성공하지만 누구는 짠한 눈물을 흘리며 탈락의 모습을 보는 것이 마음이 아팠기 때문이다.
심지어 내가 진심으로 응원한 참가자가 중도 탈락한다면? 더 이상 보기가 싫어질 것만 같았다.
그런데 왜 이들을 응원하게 됐냐고?
이것도 나름 운명이라면 운명일 것이다.
시작은 김세정이었다.
부산 여행을 갔을 때였다.
숙소에서 쉬던 도중에 TV를 틀었는데 왠 이쁜 아이들이 나와서 노래와 경연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중에서도 유독 눈에 들어오던 연습생이 있었다.
그게 바로 김세정이었다.
이후로는 김세정이 출연한 서바이벌 오디션에 관련된 정보를 샅샅이 검색해 봤다.
정보를 알면 알수록 세정이에게 빠져들기 시작했다.
가수를 시작하게 된 사연과 그동안의 과정이 너무도 가슴에 와닿았던 것이다.
씩씩한 모습이 너무도 마음에 들었다. 바로 팬이 되어 버렸다.
이후로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에 푹 빠져 버렸다.
최종화에서는 문자 투표로 1위를 만들어 주고 싶어서 지인들에게 문자 독려 메시지를 보낼 정도였다.
하지만 1위 팬덤의 힘을 넘지 못하고 아쉬운 2위가 되고 말았다.
미야와키 사쿠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또다시 서바이벌 오디션이 열린다는 소리에 이번에는 1화부터 보기 시작했다.
멀리 일본에서 건너온 아이돌이 눈에 띄었다.
그게 바로 사쿠라였다.
비록 실력은 형편없었지만 간절한 태도와 노력이 다시금 내 마음을 사로잡고야 말았다.
다시 이어지는 투표 독려와 응원 그리고 또다시 최종전의 2위... 이쯤 되면 저주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쯤 해서 서바이벌 오디션에 대한 미련을 접어야만 했다.
응원하는 연습생은 항상 2위만 하니까.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마치 운명처럼 미스트롯 2를 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1위가 확실할 줄 알았다.
중간에 학폭 사태로 인해 최종전으로 가던 후보가 탈락하고 기존에 탈락되었던 참가자 중에 한 명이 부활에 성공했다.
그리고 그 여새를 몰아 1위까지 차지하고 말았다.
문자 투표의 힘이라니... 이번에도 역시 내가 응원하는 후보는 2위가 되고 말았던 것이다.
나의 서바이벌 오디션 응원인생은 딱 여기까지였다.
2위라는 것도 대단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남들은 데뷔도 못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진심으로 응원한 팬의 입장으로는 아쉬움인 남는 것도 사실이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응원했던 참가자들은 이후로도 잘 풀리고 있는 것 같다.
어찌 보면 2위가 저주가 아닐 수도 있다.
1위의 스포트라이트를 못 받았을 뿐이지 실력이나 인기는 이미 검증된 참가자이니까 말이다.
오히려 1위는 응원하던 팬들이 만족하고 떠나가는 반면에 2위를 응원하던 팬들은 아쉬운 마음 때문인지 이후에도 더 적극적으로 응원을 하는 경우가 많이 보였다.
나도 그랬으니까.
한때는 징크스 같아서 스트레스를 받긴 했지만 이제는 이렇게 생각하련다.
2위는 저주가 아니라 축복이다.
실제로도 다들 잘되고 있으니까 축복이 맞다.
그나저나 아이돌 덕질은 잠시였지만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그쪽 세계도 참 치열하더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