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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풀꽃 Mar 16. 2024

박보검 씨 연락 주세요

우린 원래 낮부터 술 푼 짐승이었어 5

   

써놓은 지 오래된 동화가 있었어

예쁜 그림책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지

하지만 출판사에 보낼 용기가 없었어

한 번도 그래본 적이 없었거든

그러다가 인터넷에서 문득 봤지

박보검이 열일곱 살 때 연예인이 되고 싶어서

자기가 직접 피아노 치며 노래 부르는 영상을 찍어서 기획사에 보냈대

어머, 난 저렇게 예쁘고 재능 있는 아티스트는 누가 막

길거리 캐스팅만 하는 줄 알았거든?

근데 자기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는 거 아냐?

박보검도 그렇게 용기를 냈다는데 내가 무슨

뭐 쪽팔린다고 망설이니, 내가.

그래서 나는 제일 좋아하는 어린이책 출판사에

엄마 없는 어린 여우를 위해 뜨개질을 해주는 할머니 이야기

동화 원고를 보냈어.   

  

박보검 씨, 그런 일 있을까나 모르겠지만

언제 우연히라도 만나면 나의 첫 동화책을 그대에게 주고 싶네요, 고맙다고

용기를 낸 열일곱의 당신과 당신을 보고 용기를 낸 쉰 살의 나에게도

모두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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