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리짧은 코기 Oct 17. 2024

오늘도 공감하는 T들을 위하여

MBTI 고찰 시리즈

T발 너 C야??


MBTI가 유행하면서 가장 많이 표적이 된 성격유형은 아마 T가 아닐까 싶다. 성격유형이 T인 사람들은 마치 공감을 하지 못하는 사회 부적응자인 것처럼 치부되고 있다. 너 T야?라고 질문을 받는 것 자체가 마치 사냥을 당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내 성격유형은 F이다. 성격유형이 T인 사람들은 정말 공감을 못하는지에 대해서 물음표가 필요하다.



공감이라는 것


공감이라는 단어를 검색해 보면 "상대방 입장에 서서 상의의 경험한 바를 이해하는 것",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렇게 느끼는 기분"이라고 이야기한다.


A는 성격유형이 T이며 어릴 적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라왔다. 남들보다도 더 많은 노력을 쏟았으며 마침내 어엿한 사회구성원이 되었다. 어느 날 A는 자신과 비슷한 가정환경에 놓여있는 한 아이를 만나게 된다. A는 그 아이가 더 힘들어지지 않도록 본인이 격은 다양한 일들과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알려주었다. A는 이 아이에게 그 상황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서 깊은 공감을 하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덜 힘들게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준 것이다.


B는 성격유형이 F이며 어릴 적 부족하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자라왔다. B가 어려운 가정환경에 놓인 아이를 만나 그 환경에 대해서 전해 듣는다면 어떻게 될까? 모든 F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중매체에서 다루는 F의 모습은 눈물을 흘리며 그동안 많이 힘들었겠다고 위로의 말을 건네줄 것이다. B의 행동이 과연 공감이라고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필요하다.


이성적 사고와 감성적 사고가 공감이라는 단어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감성과 공감은 다른 것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F는 공감을 하는 것이 아닌 감정의 폭이 크고 본인의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감정이 폭발하는 것은 공감이 아닌 단순 추측에 의한 감정의 변화일 수도 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F와 T를 구분하여 모아두고 서로에 대해서 질문을 주고받는 장면이 있었다. 그 프로그램에서 가장 충격을 받았던 장면은 T 성격유형을 가진 연예인이 리액션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서 방송을 보면서 리액션을 연습했다고 이야기하자 F 성격유형을 가진 연예인이 어휴 어떻게 리액션을 연습해야 한데...라고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었다.


위 장면에서 F의 눈물은 공감이었을까? 그 장면에서 T는 본인이 방송을 위해서 리액션을 연습하고 준비한 것에 대해서 뿌듯해하며 자랑스러워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F가 흘린 눈물은 T의 감정을 이해해서가 아니라 본인이 T의 상황을 본인 생각대로 단순히 추측하고 감정을 표출한 것이다. 이 것을 공감이라고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필요하다.



반복되어 왔던 이분법적 사고


공감이라는 주제는 MBTI가 나오기 전에는 성별로 나누어 남자를 공감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해 왔다. 이후 MBTI라는 것이 유행하면서 일부 공감을 잘하는 남자들과 공감을 못하는 여자를 F와 T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다.


MBTI 이전에는 혈액형도 있었다. 이전에는 소심한 성격으로 치부되던 혈액형은 A형 이였지만 지금은 소심한 성격은 I가 담당하고 있다. A형 중에서도 성격유형이 E인 사람도 꽤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A형과 소심함은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다.


단순히 사람을 "모 아니면 도"로 판단하고 단정 짓는 행위는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남자가 공감을 못한다는 말이 T와 F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싹 들어갔다. 그렇다면 T와 F도 이렇다 저렇다고 딱 나누어 이야기할 수 있을까?


MBTI, 성격유형검사가 사람에 대한 색안경을 끼고 그 사람을 틀에 가두는 역할을 하기보다 타인을 조금 더 이해하고 배려하는 수단으로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