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처는 유럽 통합에 대해 비타협적이었고, 당 지도부는 반발했습니다. 그녀는 밤새 위스키를 마신 뒤, 다음 날 총리직을 사임했습니다.”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Margaret Hilda Thatcher)의 보좌관인 신시아 크로퍼드의 증언이다.
1990년 영국에서는 유럽 통합 여론이 일었다. 총리인 마거릿 대처는 영국의 유럽연합 참가를 줄곧 반대했다. 이는 보수당 지도부의 반발을 불렀다. 그해 11월 보수당 당수에 출마했으나 낙선한 그녀는 1991년 5월 보수당 당수직과 총리직에서 사퇴하였다. 1979년부터 11년 7개월 동안 강력한 카리스마로 사회, 경제 전반을 개혁한 ‘대처의 시대’가 마감된 것이다.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인 대처는 집권 후 악성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 규모 축소와 민간 이양, 민간 기업의 업무 간소화, 긴축재정, 세제 개혁, 자유경제주의 등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물가 인상 억제, 소득세 감면, 소비세와 간접세 증가, 은행 금리와 이자율 증가 등을 꾀했다.
1983년에는 적자 늪에 빠진 20개의 석탄채굴회사의 문을 닫게 했다. 노조의 강한 반발을 무력화시킨 그녀는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녀는 1983년과 1987년에 연거푸 총리에 당선됐다.
마거릿 대처의 리더십으로 영국이 안정되었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근로자들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업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화려한 정치 이력을 지닌 그녀는 긍정 이미지 창출에도 능했다.
패션 아이콘이 된 파워 드레싱으로 정치적 지위를 고양시켰다. 어깨에 심이 들어간 외투와 큰 귀걸이, 부풀어 오른 헤어스타일로 전사와 같은 이미지를 연출했다. 하이힐, 진주 목걸이, 핸드백, 푸른색 정장 등으로 세련미를 돋보이게 했다. 대처는 82세에 패션잡지 보그 모델로 나서기도 했다.
미적 감각이 뛰어난 그녀는 몸매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1979년 총리 취임을 앞두고 2주일간 혹독한 다이어트를 했다. 사진 촬영 때 날씬하게 균형 잡힌 몸매를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그녀가 행한 몸매관리는 육식만 하는 황제 다이어트의 일종이다.
대처는 다이어트 기간에 달걀을 주식으로 했다. 일주일 동안 28개를 먹었다. 여기에 약간의 육류, 채소, 과일, 커피를 더했다. 매일 아침은 달걀 1~2개에 자몽을 먹은 후 블랙커피나 차를 마셨다. 점심은 달걀 2개에 자몽이나 토마토가 양식이었다.
저녁에는 쇠고기나 양고기, 닭고기에 과일과 차를 섭취하는 방식이었다. 요일마다 육류와 과일 종류는 조금씩 바뀌었다. 육류 섭취 때는 위스키를 간단히 곁들이기도 했다. 다이어트 기간에는 철저하게 간식을 배제했다.
이 같은 다이어트 결과, 그녀는 이미지 연출에 성공했다. 1979년 총리공관에 처음 들어설 때의 날씬한 몸매, 깔끔한 얼굴 피부, 로열 블루 컬러의 주름 스커트는 호감 상승의 큰 요인이 되었다.
식료품 가게의 딸로 태어난 대처는 집에서는 아침을 차리는 주부이기도 했다. 남편의 식성에 맞는 햄, 달걀, 토스트, 과일 등으로 매일 아침 상차림을 했다. 반면 그녀는 아침을 거의 먹지 않았다. 그녀는 술을 좋아하는 편으로 위스키를 종종 마셨다. 특히 밤늦게까지 연설문 등을 준비할 때는 위스키를 찾곤 했다. 휴일에는 남편과 산책을 즐겼다.
마거릿 대처가 한 식이요법은 흔히 말하는 황제 다이어트의 일종이다. 황제 다이어트는 2주 이상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체중은 경우에 따라 빠르게 감소될 수 있지만 체내수분량 감소로 기립성저혈압의 위험이 있고 동맥경화 위험성도 있다. 이 다이어트는 탄수화물인 쌀, 밀 대신 고기, 햄, 계란 같은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방법이다. 이 경우 지방 저장에 관여하는 인슐린 분비가 억제된다. 식욕을 억제하는 케톤 물질도 생성돼 적게 먹게 된다.
그러나 혈액 속에 케톤 함량이 많으면 신장과 심혈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섬유질과 비타민, 칼슘 등의 결핍 우려도 있고 구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비만을 위한 황제 다이어트는 시도하더라도 짧게 하는 게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