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한 자기소개 제목이지만 사실이다.
부정하고 싶지만 어느 정도 완벽주의의 성향을 가지고 있고 무언가 완벽해 보이지 않는다면 아예 하기 싫어지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브런치 작가고시도 글 1개만으로 합격을 했으니 앞으로 글도 쭉쭉 써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이 너무 많은 난 결국 완벽함이라는 글자에 압도되어 아무것도 못하는 겁쟁이가 된 것처럼 글쓰기를 계속해서 미루고 있었다.
브런치에서 글 잘 쓰시는 분들은 어떤 글쓰기를 하고 계신지, 나는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글을 써 나가야 할지, 어떤 글쓰기 구조가 이 브런치에서 눈에 잘 들어오는지, 심지어는 너무나도 먼 미래인 브런치 북에 관한 정보까지 찾아보면서 보다 완벽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 계속 정보수집만 하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시간을 보니 4시간이 넘게 지났다.
이건 아니다 싶었다. 별 생각이 다 든다.
지금 이 투자된 4시간이 정말 완벽한 결과물에 도움이 되기는 한 걸까? 4시간이 아무것도 아닌 시간처럼 내가 본 모든 정보가 머릿속에서 날아가버렸다면 난 그동안 뭘 한 거지?
걱정과 불안은 곧 공포로써 작용되었고 이내 나는 노트북을 덮어버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내가 원하는 만큼 잘 해내지 못할 것 같다는 결론이 나며 두려워진 것이다.
사람은 이렇게 불안이라는 디폴트값 DNA가 누구에게든 작용한다.
물론 그에 더 예민하게 반응하고 무디게 반응하냐는 그 사람이 성향이나 어떤 경험들이 있는지에 따라 대처가 다르지만 누구든 이 불안은 가지고 있다.
내가 생각하기에 완벽함을 추구하다 아무것도 못하는 나 같은 유형의 사람은 기댓값이 너무 높다. 저 멀리 이상향의 결과를 생각하고 그에 걸맞은 과정을 모름지기 해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하지만, 어떻게 첫 술에 배부를까. 그 누구든 시작은 미약함을 알지만 마음속으로써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것만은 분명하다. 이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힘은 바로 우리 내면에 있다. 지금 당장 아무 생각하지 않고 나 스스로를 믿고 한 글자씩 타이핑하고 있는 이 순간에 몰입해야 한다. 실수해도 괜찮다. 지금 실수할까 봐 겁먹고 노트북을 덮어버린다면 그 어떤 것도 세상에 나올 수 없다.
단 한 명이라도 나를 기억하고 구독해 주는 사람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글을 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