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풀청 green blue Mar 20. 2024

어쩌다 숲 해설가 교육 시작!

숲해설가 자격증 1주 차

 숲해설가 자격증은 작년 봄에 알게 되었다. 어쩌다 자격증 검색까지 하게 되었는진 기억나질 않는다. 다만 그땐 교육비 100만 원이 훌쩍 넘었기에 부담스러웠다. '100만 원을 투자할 가치가 있나? 이거 해서 뭐 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났기 때문에 미련 없이 잊어버렸다. 여름에 일어날 일은 새까맣게 모른 채 말이다.


 봄의 기운이 사라지고 여름 햇살이 드리울 때, 친언니의 호출이 있었다. '주말에 잠깐 애들 좀 봐줄 수 있어?' 혼자라면 NO였지만, 엄마가 함께 해준다기에 흔쾌히 승낙했다. 언니가 짠 스케줄대로 조카들과 놀아주면 됐기에 어려움은 없어 보였다. 오전 첫 스케줄은 숲 체험이었다. 몇 년 동안 등산을 하며 여러 숲을 가보았지만, 이런 체험이 있는걸 그때 처음 알게 되었다. 10명 넘는 아이들과 보호자가 함께 한 약 2시간의 체험은 조카보다 내가 더 신이 났다. 산을 탈 때면 앞만 보고 갔기에 주변에 어떤 곤충이, 꽃이, 나무들이 있는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숲 해설 선생님과 함께 한 시간은 동심으로 돌아 간 기분과 숲을 다시 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렇게 몇 달이 흐른 10월, 나는 다니던 회사를 자진해 그만두었다. (자발적 퇴사, 즉 백수다.)


 그때 가장 먼저 했던 일이 숲해설가 자격증 모집 시기를 검색했다. 내가 사는 지역엔 3군데의 기관이 있었고 모두 동일한 시기에 모집을 했다. 약 3개월의 공백이 있었고 그동안 숲해설 자격증에 대해 검색해 보았다. '은퇴 후', '비정규직', '전망 있는 직업' 등이었다. 교육비용은 135만 원, 평일 2번 주말 1번의 고강도 출석률과 4개월간의 강행군이 필요한 장기 자격증이었다. 남는 건 시간이요, 없는 건 돈이니. 그럼에도 난 덜컥 교육을 신청했다. 그 이유를 몇 가지로 간추려 보자면..



1️⃣ 2024년 상반기를 놓치면 최소 6개월을 또 기다려야 된다.

비용 때문에 주저했던 나는 숲해설가 자격증을 신청하기까지 어쩌면 1년을 기다린 것이다. 그런데 6개월을 또 고민한다면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었다. 그리고 퇴사 후 하고 싶은 1번째 일이 아니던가?

주저하는 순간, 모든 기회와 용기가 날아간다.


2️⃣청년에게 기회가 될 직업이다.

기관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대부분 5060 세대가 많다. 아니 99.9%이다. 그중에서 직업으로 일을 하는 분들은 극히 드물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자격증을 취득하고 경험을 쌓다 보면 3040인 나는 경력과 경험이 무한대로 올라갈 것이다. 평생직장, 직업이 없어진 세상에 살고 있기 때문에 미래를 준비하고 남들이 도전하지 않는 일에 도전하는 것이 곧 나의 경쟁력이 된다. 

(다만 이번 기수엔 나보다 젊은 분이 두 분 계신다...)


3️⃣재밌을 것 같다. 해보고 싶다. 하고 싶다.

8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챗바퀴처럼 돌아가는 하루와 무참하게 사람들에게 치이며 하루하루 시들어 갔다. 흔히 월급루팡이라 부르는 삶을 살고 있음에도 즐겁지 않았다. 나는 일을 하고 싶었다. 적게 벌더라도 일다운 일을 하고 싶었다.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해보고 싶었다. 그런 무지한 결심으로 퇴사한 나에게 일말의 고민도 없이 해보고 싶은 하고 싶은 직업이자 자격증 취득이었다. 




 

 숲해설가 자격증에 관심이 있다면 고려할 사항이 있다.

첫째 퇴근 후 평일 2번(19시 이후)과 주말을 통째로 투자할 시간이 있어야 한다. (+의지)

둘째 숲, 자연, 새 등 관심이 있어야 평일 3시간, 주말 5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셋째 자격증 취득 후 계획이 있으면 좋다. 취업, 자원봉사, 취미생활 등을 고려하기.



충분히 고려해 보았다면 거주지 인근에 있는 기관을 검색하고 모집 시기를 확인한다. 그리고 전 기수 수업일정(계획표)을 확인하면 수업내용, 장소, 시간 등을 사전에 참고할 수 있다. 모집 알림을 놓치고 싶지 않다면 해당 기관에 전화하여 요청하면 문자로 받아볼 수 있다.





2월 13일 오리엔테이션을 시작으로 숲 해설을 위한 관찰의 중요성과 인간관계에 대해 배웠다.

observe(앞), reserve(다음), conserve(함께) 관찰하며 나만의 숲 이야기를 들려주면 된다. 

숲과 사람이 함께할 수 있는 관계를 고려하며 숲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일이 하루빨리 왔으면 한다.


작가의 이전글 돈 주고 글쓰기 수업 들어야 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