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컴퓨터이야기
정확히는 애즈락(ASRock) 마더보드 B85M Pro4. 문제가 생겨서 그것만 들고 용산 전자상가를 찾아갔습니다. 물어물어서 마더보드 고치는 전문가를 찾아 수리를 부탁했습니다.
"무슨 문제로 가져왔나요?"
"예, 그동안 잘 쓰고 있었는데 며칠 전에 컴퓨터를 켜는데 화면이 지지직 거리다가 꺼지더니.... 다시 켰는데 이상이 없었어요. 그리고 다시 며칠 뒤에 또 그런 현상이 생기더니 이제는 아예 컴퓨터 작동이 안 되는 거예요."
멀리 시골에서 컴퓨터 본체를 들고 올 수가 없어서 마더보드만 떼어내서 가지고 왔습니다. 떼어 낼 때 사진을 찍어두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조립하기 위해서요. 먼저 전원을 끄고 본체를 열어 하드디스크를 빼내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우선 컴퓨터의 파워에서 마더보드로 들어가는 전원 케이블 2개를 빼냈습니다. 첫 번째 사진의 오른쪽 길다란 곳에 전원케이블 하나는 제거한 상태입니다. 이곳은 ATX(메인보드) PWR1(파워 1) 이라는 곳인데 24개의 구멍이 있는 곳입니다. 뽑을 때는 한쪽을 먼저 들어 올리면서 뽑으면 잘 뽑힙니다. 그리고 위쪽의 조그만 붉은 원은 ATX 12V1이라는 곳인데 8개의 단자 구멍이 있는 곳입니다. 붉은 단자 케이스 위에 cpu라고 적혀 있습니다.
두 번째 사진과 세 번째 사진은 팬으로 들어가는 선입니다. 두 번째 사진은 파워 팬(PWR-FAN1, CPU 위에 붙인 팬)인데 살짝 들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조립할 때 끼우는 방법을 기억하기 위해서입니다. 정확하게 끼우지 않으면 안 들어가니 크게 걱정할 일은 없습니다. 세 번째 사진은 새시 팬(CHS-FAN2)라는 곳입니다. 새시는 본체 케이스를 말합니다. 케이스에 달린 팬으로 들어가는 전원입니다. 그리고 팬 2개를 모두 들어냈습니다.
다음은 USB와 연결된 선을 제거합니다. 맨 왼쪽 첫 번째 사진은 USB 3.0 단자입니다. 파란색으로 되어 있는데 이 선이 컴퓨터 파란색 USB와 연결됩니다. 두 번째 사진은 CRI 1이라고 되어 있는데 USB 2.0 단자입니다. 그리고 다음 사진, 오디오 케이블(HD_AUDIO 1)을 제거합니다. 이 케이블은 컴퓨터 케이스 전면의 오디오(마이크와 이어폰) 단자와 연결됩니다. 핀 자리는 8개인데 실지로 꼽혀있는 핀은 7개입니다. 단자를 꼽을 때 잘 맞추지 않으면 안 들어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위 첫 번째 사진에서 ASROCK이라고 쓰여있는 것은 칩셋입니다. 이것이 마더보드 이름에 붙여 있는 B85라는 이름을 가진 칩셋입니다. 이것 바로 아래에, 사진의 붉은 원 안에 스피커 선(SPEAKER1)이 있습니다. 이것을 뽑아냅니다. 여기에는 선이 두 개 있는데 붉은 것은 +, 검은 것은 -입니다.
그리고 바로 오른쪽에 조립 시 가장 어려운 전원 스위치 단자 꼽는 곳이 있습니다. 가운데 사진입니다. 둥근 원 안에 현재 단자가 꼽혀 있는 것이 보이는데 그 아래에 +PLED(파워 엘이디), +PWRBN(파워 버튼)이 쓰여있고 그 아래에 +HDLED(하드디스크 엘이디), +RESET(리셋 버튼)이 적혀 있습니다. 윗줄 4개 단자 중 앞 2개가 파워엘이디, 뒤 2개가 파워 버튼인데 왼쪽 것이 +단자라는 소리입니다. 아랫줄도 4개의 단자가 있는데 앞 2개가 하드디스크 엘이디, 뒤 2개가 리셋 버튼인데 앞의 것이 +라는 것입니다. 이것들은 다 뽑아내면 5개로 분리된 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모두 해체하고 다음번 조립을 위해서 잘 기록해 두었습니다.
이 마더보드가 달린 컴퓨터는 명색이 4세대 컴퓨터(8G 메모리에 인텔 cpu i5-4460)로 제가 사용하는 컴퓨터가운데 성능이 가장 좋아서 애지중지하던 것이었습니다. 책 편집이나 이미지 작업에 없어서는 안 되는데 이렇게 고장이 나버렸습니다.
그래서 급히 용산 전자상가에 보드만 빼서 들고 전문가를 찾았습니다. 그 전문가는 나이 든 분인데 이리저리 둘러보다가 곧바로 모니터에 연결해서 전원을 켜봅니다. 역시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먼저 CPU를 들어낸 뒤, 잘 꽂혔는지 살펴봅니다. 그리고 메모리 카드 2개를 빼내서 지우개로 여기저기 닦아 내더니 다시 끼웁니다. 그리고 전원을 켰는데 역시 깜깜무소식입니다.
이제는 전기 전압을 측정하는 테스터기를 들고 마더보드 여기저기를 체크해 봅니다. 대각선 방향으로 전압을 측정하더니 보드 중앙에 있는 둥그런 전지를 빼내고 새것으로 교체해서 다시 끼웁니다. 빼낸 전지를 보니 일본어와 영어로 리튬 뱃터리(CR 2032)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전지는 컴퓨터가 꺼진 상태에서도 메인 보드에 전기를 제공해 자기 정보를 계속 보존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이 전지가 방전되면 부팅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전원을 다시 켜서 확인했는데 여전히 작동하지 않습니다.
전문가 양반이 이번에는 칩셋 부근을 여기저기 측정하더니 이렇게 말합니다.
"아무래도 이것이 나간 것 같네요. 이 제품이 보면 칩셋에 문제가 많아요."
"그럼 못 고치는가요?"
"이것을 고칠 수는 없어요. 인간의 한계를 벗어납니다."
하하... 인간이 만든 제품인데 인간의 한계를 벗어나다니. 그런데 그럴 만도 합니다. 칩셋 안은 현미경으로 봐야 될 만한 미세한 선들이 엄청 많을 테니까요. 전문가는 칩셋 옆에 있는 조그만 반도체를 잡아 빼서 뭔가를 시도합니다.
"여기 프로그램을 한번 바꿔볼게요."
"그게 가능한가요?"
"예 혹시라도 한번 해보는 거지요."
"아! 예......"
그리고 무슨 도구세트를 가져와 칩셋을 끼우고 프로그램을 교체해서 집어넣습니다.
칩셋 아래 둥근 원안에 칩을 꼽는 자리가 보이고 그 옆에 뽑아낸 칩이 있습니다. 칩 위에는 P2.10이라고 써 있습니다. 한참이 지나고 나서 다시 모니터 선을 연결하고 전원을 켜봅니다. 그리고 전문가가 이렇게 선고를 합니다.
"고칠 수가 없네요."
아아! 마더보드 사망선고입니다. 전문가는 새로 집어 넣었던 전지를 꺼내고 마더보드를 돌려줍니다. 마더보드를 수리하면 수리비 2만 원. 못 고치면 점검비로 5천 원만 받는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이 마더보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마더보드를 들고 나오는데 바깥에서 구경하고 있던 어떤 사람은 다른 곳에도 가보라고 권합니다. 하지만 태어난 뒤, 벌써 10년 가까이 지난 마더보드에 미련은 없습니다.
다나와(www.danawa.com) 사이트를 조사해 보니 이 마더보드는 중고가 3만 원에서 10만 원까지 합니다. 이렇게 3만 원 정도밖에 안 하는 마더보드를 들고 여기저기 다닐 수 없습니다. 그럼 같은 마더보드를 새로 사서 다시 인텔 i5 4세대 cpu를 끼워서 쓸까도 생각해 봤는데 그러기에는 성능이 너무 낮습니다. 더 좋은 제품으로 올라가야지요.
Asrock 마더보드 B85M Pro4는 성능이 다음과 같습니다.
- 크기 : M-ATX (24.4x24.4cm)
- 소켓 : 소켓1150. Intel® Xeon®/Core™ i7/i5/i3/Pentium®/Celeron® 프로세서 지원
- 칩셋 : 인텔 B85
- 메모리 : DDR3 4개, 메모리 용량: 최대 32GB
- 확장슬롯 : VGA 연결: PCIe3.0 x16, PCIe버전: PCIe3.0, PCI / PCIex16: 1개, PCI: 2개
- 저장장치 : SATA3: 4개
- 그래픽출력 : HDMI, DVI, D-SUB
- 후면 단자 : USB3.x 5Gbps, USB A타입: 6개, 랜 1Gbps, 오디오 칩셋
이 마더보드는 아무리 빠른 CPU를 쓴다고 해도 i7 4세대를 넘지 못합니다. DDR4 메모리는 사용할 수가 없고 최대 32GB를 넘지 못합니다. 그동안은 아무것도 몰라서 그래도 빠른 속도라고 사용했지만 전자상가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눈이 높아졌습니다. 아쉽지만 버리고 안녕을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