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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소한 것들

by 향단

⭐⭐⭐

개봉일 : 2024. 12. 11 (한국)

감독 : 팀 밀란츠

원작: 클레어 키건의 소설 <이처럼 사소한 것들>

출연 : 킬리언 머피, 에밀리 왓슨



1922년부터 1996년까지 약 74년간 아일랜드의 종교시설 내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건으로

'막달레나 세탁소'로 불리던 수녀원 사건을 바탕으로 쓴 소설을 영화로 만든 것이다.

세탁소에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젊은 여성들로 대부분은 매춘부 또는 미혼모들이었는데

굶기고, 때리고, 성추행에 무휴일, 무보수로 일을 시키고, 미혼모의 아이를 돈을 받고 입양을 보내는 등의 만행을 21세기를 코앞에 둔 1996년 9월 25일까지 계속 저질렀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스포 있고, '영알못' 아줌마의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잔잔하고 느리게 흐른다.

좋은 영화라는 추천을 받지 않은 상태라면 중간에 그만둘 수도 있었다.

영화가 끝나고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제목에 왜 <사소한>이라는 단어를 썼을까'였다. 반어법인가? 마지막에 드러난 사건은 절대 사소하지 않았고, 펄롱이 세라를 구하기로 결심하는 것도 결코 사소한 선택이 아닌데 말이다.




1985년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영화는 진행된다.

석탄 목재상인 펄롱(킬리언 머피) 이 마을의 수녀원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목격하게 되면서 다섯 자녀를 둔 가장의 현실과 도덕적 양심 속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침내 마을의 모든 대소사에 관여하는 수녀원의 막강한 영향력이 있는 원장에 맞서기로 결심하고 석탄 보관소에 갇힌 소녀에게 손을 내민다.



펄롱이 불의에 맞서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만약 그가 싱글맘에서 태어난 개인적인 경험이 없었다면 과연 수녀원에서 학대받는 아이들을 보면서 같은 연민과 양심으로 고민을 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은 보통 자기 경험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 그러니까 펄롱이 겪은 어린 시절의 아픔이 수녀원에서 고통받는 아이들에게 투사되어 더욱 괴로웠을 것이다.

'우리는 과연 어떠한 경험도 없이 순수하게 상대의 고통에 공감하고 함께 아파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거리를 던져준 영화이다.


영화는 펄롱이 세라를 집으로 데려오는 장면에서 열린 결말로 끝나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그래서 좋았다. 이후 펄롱의 가족과 세라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지는 관람객의 상상 속에서 나래를 펼 것이다.

나는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펄롱의 가족과 세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서로를 의지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향해 손을 내밀 것이다! 그들의 경험이 그들을 선한 쪽으로 이끌 것이다!


킬리언 머피와 에밀리 왓슨이 수녀원 사무실에서 몰입감 있는 연기로 긴장감을 더해주었던 것은 좋았으나 영화가 전반적으로 너무 잔잔해서 나는 별 세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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