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중장 진급 및 보직 인사 발표 / 출처 : 연합뉴스
군 장성급 인사가 단행되자 수뇌부 전체가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국방부가 13일 발표한 중장 진급 및 보직 인사 규모는 최근 10년 사이 최대치다.
지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흐트러진 군 기강을 바로잡고 인적 쇄신을 통한 신뢰 회복이 핵심 배경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군 개혁 기조가 현실화되면서 군 내부에도 변화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번 인사 때 새로 보직된 진급자들 / 출처 : 국방부
이번 인사에서는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한 인원이 육군 14명, 해군 3명, 공군 3명 등 총 20명이다. 이는 전체 중장 보직자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규모다.
육군에서는 한기성, 정유수, 이상렬, 이일용, 최성진, 이임수가 군단장으로 보직됐고, 박성제와 어창준은 각각 특수전사령관, 수도방위사령관에 임명됐다. 권혁동은 미사일전략사령관, 강관범은 교육사령관으로 보직됐다.
해군에서는 곽광섭(해군참모차장), 박규백(해군사관학교장), 강동구(합참 전략기획본부장), 공군에서는 권영민(교육사령관), 김준호(국방정보본부장), 구상모(합참 군사지원본부장)가 중장 계급장을 달았다.
육군사관학교 / 출처 : 연합뉴스
비육사 출신의 진급 비중도 크게 늘었다. 국방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육사 대 비육사 진급 비율은 3.2:1이었으나, 이번 인사를 통해 1.8:1로 줄었다.
육군 내 비육사 중장은 종전 3명에서 5명으로 늘었다. 학사 출신 박성제 중장은 8년 만에 비육사 출신으로 특전사령관에 보직됐고, 한기성 중장은 학군장교 출신 최초로 1군단장을 맡게 됐다.
또한 작전 특기자 중심의 진급 관행에서 벗어나 군수, 전력, 인사 등 다양한 분야 인력이 주요 보직에 올랐다.
최근 5년간 육군 중장 진급자의 약 70%가 작전 분야 출신이었지만 이번에는 그 비중이 40% 수준으로 낮아졌다.
국회 진입 시도하는 계엄군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인사는 ‘12·3 비상계엄’ 사건 이후 흐트러진 군 기강 재정비 차원에서 이뤄졌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등은 중장 명단에서 제외됐으며, 국방부는 이들에 대한 징계 절차를 조만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방첩사령관 보직은 이번 진급 명단에서 빠졌다. 국방부는 방첩사령부의 조직 개편을 추진 중이며, 이에 따라 사령관 계급을 중장에서 소장 또는 준장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개편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이번 인사에서 방첩사령관은 선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 출처 : 연합뉴스
이번 대규모 인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군 개혁 방침과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월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불법 계엄의 잔재를 청산하고 군의 민주적,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일부 지휘관들이 계엄령에 가담한 것을 두고 “군이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권력자의 편에 섰다”고 지적하며, “군의 명예와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평가했다.
대통령의 발언은 군 개혁의 방향이 단순한 인사 쇄신이 아니라 제도 전반의 재정비에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군이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 가치에 기반해 임무를 수행할 때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군대가 진정한 강한 군대”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 출처 : 연합뉴스
국방부는 조만간 소장 및 준장 인사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중장 인사를 시작으로 군 지휘체계 전반에 걸친 조직 재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군의 기강 확립과 미래 대비 역량 강화를 위한 인사 원칙에 따른 것”이라며 “앞으로도 능력 중심의 공정한 인사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의 군 개혁은 단기 대응이 아닌 체계적인 구조 재정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례 없는 규모의 이번 인사는 그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