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서타 54 먹어서 행복한 날
오늘 아침 등원을 마치고 병원을 갔다.
선생님은 그간 2주 동안 어땠는지 물어보셨다.
지난 2주와 달리
나는 메모지, 그간 적어둔 핸드폰에 메모를 보지 않고
나의 변화들을 말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이주전과 크게 많이 바뀐 건 없기 때문이다
“adhd증상은 여전히 그대로인 거네요?! 생리 전 증후군도 그대로인가요? 좋아졌나요?”
“네… 새로운 증상도 나타나고 …
[원래 머리 두피에 손톱으로 걸리는 뾰루지나 딱지가 생기면 피가 날 때까지 긁어 되고, 혀로 이빨을 닦는? 습관이 있었는데… 혀가 생채기가 날 정도로 얼얼할 정도로 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혀로 이빨을 계속 닦고 있는 날 발견함!]
생리 전 증후군도 더 심해지면 심하지 크게 달라진 건 없는 것 같아요..”
[신기하게 제일 우울감, 무기력함이 컸던 주 다음주가 생리 시작하는 주…]
“그럼 약 먹고 어떤 게 제일 좋아진 것 같아요?”
“… 제가 한자리에 오래 못 앉아 있었는데… 학창 시절, 아르바이트, 직장 근무하다 보면 화장실도 자주 가고 , 오래 못 앉아 있고 그랬는데… 도서관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있어서 저 자신도 놀랐어요… 불안감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약 먹기 전 약 먹고 후 비교하자면 그래도 약 먹으니 좋아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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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그리고 100% 바뀐 건 아니지만 세월아 네월아 그대로 두던 쓰레기들도 어떤 날은 보고 바로 치우면 되지 이런 마음으로 청소도 자주 하는 날이 생기고 … 신랑이 버리지 않으면 그대로 계속 쌓이는 종이박스도 제가 차에 실어 버리고… 가끔씩 제자신도 신기하게 몸을 움직일 때가 많아요…”
“음… 우선은 이왕 먹는 약 아무래도 증량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처음 먹었던 때처럼 부작용이 올 수 있으니.. 전에 겪었던 부작용들이라서 견디기는 괜찮을 수 있겠지만 혹시라도 아니다 싶으면 바로 다시 오세요! “
그렇게 나는 콘서타 54를 받았다!
내심 콘서타 54 증량을 바라고 있었는데
큰 이유 중에 하나가 ‘졸림’이었다.
약 먹기 전에 유난히 느끼던 졸림보다 덜했지만
에너지 드링크,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견딜 수 없었고
잘자던 잠도 다시 새벽에 깨기 시작했다.
[관련 치료 후기들을 검색해 보면 먹다가 다시 졸리는 경우는 용량 부족으로 많이들 경험한다고 한다. 성인 같은 경우에는 본인체중까지 증량해서 먹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의 계속되는 졸림과 다시 잠을 깊게 못 드는 증상으로 선생님이 증량을 선택하신 것 같다.]
약을 먹다 문득 들었던 생각은… 약을 안 먹었던 내가 나였을까? 약을 먹고 있는 지금의 내가 나일까?
만약 지금의 약도 내성? 이 생겨 효과가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 조금 살만해져서 숨이 트이는 것 같은데…
걱정도 드는 건 사실이다. 내가 이렇다
먼 미래의 생기지도 않을 걱정을 하는 나…
근데 예전에는 이런 내 모습이 괴롭고 지우고만 싶었는데 ,
약도 복용하며, 책도 읽으면서 스스로 노력하는 것중에 하나는…나를 받아들이기.
이런 내 모습도 나임을
가끔은 이런 모습도 빛을 발하는 모습임을 기대하고
받아들여야지..
콘서타 54 복용한 지 6시간 지났는데 약간 머리를 조이는 느낌이 있지만
머리에 수증기가 껴있다가 빠져나가고 거울 속 내가 선명히 보이는 느낌이다!
이거 하나만으로도 갑자기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