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와 삶 - 장선우 고려대 사전학센터 연구교수
날씨도 상쾌하고 오늘따라 길도 순조로워 출근 시간보다 일찍 출근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탕비실에서 아메리카노를 한 잔 내려서 나오는데, 마침 사무실로 들어서는 팀장님과 마주쳤다. 먹구름이 잔뜩 낀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왠지 쎄하다. 분위기를 살피며 슬그머니 자리에 돌아가 앉았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 이름을 호명한다. 그러고는 내가 다가가기도 전에 손에서 파일 하나를 흔들어 보인다. 어제 막 야심차게 제출한 보고서였다. 그동안 붙들고 있던 보고서를 완성하여 퇴근 전에 딱 시간 맞춰 제출한 참이다. 팀장이 그 보고서를 내던지며 막말을 쏟아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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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쓰레기 같은 걸 어디서 찾아온 거야?”
“이딴 일도 못 하는 거야? 제대로 안 하지!”
“귓구멍이 막혔어? 어디로 처먹어서 못 알아먹어!”
“좋다고 퇴근하면 남아서 그 뒤치다꺼리는 누가 하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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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갑자기 맑은 하늘에 먹구름이 끼고 평온했던 사무실에 날벼락이 치는 순간이었다. 눈앞에 개거품을 물고 흉포하게 짖어대는 맹수의 소리만 들릴 뿐 머릿속은 새하얗게 비어버렸다. 어디 욕 안 들은 귀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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