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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아쏭 Sep 07. 2024

미국의 장례식에서 부르는 노래

 미국의 장례식은 미드에서만 봤지 실제로는 처음이었다. LA에 도착하자마자 연락이 닿은 목사님께서 오늘 장례식이 있는데 함께 가겠냐고 물어보셨다. 우연히 캐리어에 넣어뒀던 검은색 카디건이 생각나 입고 가기로 했다.


 고인은 너무나 젊은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모든 사람이 황망함과 슬픔 속에서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실제로 나와는 안면도 없는 사이였지만 장례식에 들어서는 순간 마치 교회에서 한 번쯤은 마주쳤던 형제님처럼 느껴져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유족들과 만나 잠시 인사를 나누는 자리에서도 눈치 없이 눈물이 계속 흘렀다. 내 모습을 지켜본 유족 분들이 누구시더라 하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셨다. 생전 고인과 인연은 없었으나 그를 위해 슬퍼하는 누군가가 있음에 위로가 되었던 것인지 이내 따뜻한 눈빛으로 바뀌어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보았다.


목사님의 짧은 설교가 끝나고 그의 영혼을 기리는 노래가 시작되었다. 한 청년이 나와 기타를 치며 노래했다. 한 소절 한 소절 그를 향한 그리움이 절절히 묻어나는 노래였다. 우리는 천국에서 만날 테니 형제여 슬퍼마시게. 노래는 마치 이 땅에서 계속 살아가야 하는 우리에게 위로를 던지는 한마디 같았다.


 영원할 것 같은 고통과 괴로움도 언젠가는 끝이 난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유한하다. 그리고 상대적이다. 그러니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열심히 사랑하고 또 사랑해야 한다. 길지만 짧은 인생 속에서 나는 무엇을 남기고 돌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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