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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정 Jun 20. 2024

EP.7 성장통.

항상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는 법.

맞아요. 분명 너무 좋은 거래처 사장님들을 만났고,

모두 좋은 분들이심에 틀림없지만 모든 분과 마음이

맞을 수는 없는 일.

헤어밴드를 작업할 때 일이었습니다.

셀룰로오즈 아세테이트 헤어제품을 작업해 주는 업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선택지도 한계가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 경력과 넘치는 자부심을 갖고 계신 사장님이셨기에 별다른 걱정 없이 샘플부터 의뢰했습니다.


의뢰하고 처음 받아본 샘플.


혹여나의 어설픈 포토샵으로 이해하시기 힘들까,

그림까지 그려가며 설명드리고 작업을 부탁드렸죠.

그리고 열흘 뒤 도착한 샘플은.. 그저, 마냥 신기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더 꼼꼼하게, 더 신중하게

여러 가지를 확인했어야 했는데 첫 샘플에 취해, 머릿속으로만 그려왔던 제품이 현실이 되자 너무 들떠있었는지도 몰라요..ㅠㅠ

샘플보다는 본품이 훨씬 더 예쁠 거라는 사장님의 말씀을 그냥 너무 쉽게, 당연히 믿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판의 색깔, 밴드의 두께, 심볼과 로고의 위치, 밴딩의 정도까지 하나하나 디테일하게

의논하고 수량을 결정, 제작을 시작했어요.

모양을 만들어 굳히고 반짝임을 더할 여러 번의 폴리싱에 심볼 레이저 작업까지.. 손이 많이 가는 까다로운 작업이라 두 달 정도는 걸릴 거라고 하셨어요. 당장 오픈을 앞둔 상황은 아니었기에 천천히, 제대로만 해주세요~~ 부탁드리고 예쁘게만 나오길 기다렸습니다.

잘못된 선택의 결과 part.1

드디어 두 달이 조금 지났을 무렵 밴드가 도착했어요.

하지만 밴드를 머리에 하는 순간, 뭔가 잘못 됐음을

느껴졌습니다.

우선 너무 아팠어요.. 밴드가 너무 조여 귀옆이 아파

오래 하고 있기가 힘들었어요ㅠㅠ

뭐가 잘못 됐을까 이리저리 살펴본 결과, 밴드 두께가 조금 굵은 것 같았어요. 급한 대로 자를 꺼내 재봤더니 제가 의뢰한 밴드와 두께가 달랐습니다. 곧장 사장님께 말씀드렸죠. 밴드가 잘못된 것 같다. 너무 두껍다..

사장님께서는 제가 의뢰한 밴드 두께가 너무 얇은 것 같아 두께를 수정했는데 그리 됐다며 계속하고 있으면 괜찮아진다고 절 설득하셨지만 저는 무조건 다시 만들어달라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원하는 두께가 아니었으니까요.. 깐깐하다는 내색을 비치셨지만 모른 척, 서둘러 달라 부탁드렸습니다.

 

저는..

누군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게 뭐냐 묻는다면 바로 '시간'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합니다. 시간은 모두에게 소중한 것이라 여기기에

약속 시간도 어기지 않아요..

사장님께서는 그때 생각하셨겠죠. 당장 팔 것도 아니고 다시 해준다는데 뭐가 문제냐고요.. ‘시간’이라는 개념이 저와 다른 사장님과의 관계가 이때부터 꼬이기 시작합니다.


제겐 이미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또다시 두 달을 기다릴 생각을 하니 답답함이 온몸을 지배하는 것 같았어요. 하지만 방법이 없었죠. 완전 '을'인 제가 기다릴 수밖에요..

잘못된 선택의 결과 part.2

어찌 된 일인지 이번에는 한 달 만에 제품이 나왔지만,

다른 문제가 기다리고 있었죠.. 바로

레. 이. 저. 불. 량!!!!!!!

제가 부탁드린 대로, 사장님께서 호언장담 하셨던 대로레이저가 나오지 않았어요.


쌓여가는 불량.


심볼이 너무 얇더라.. 로고가 길다.. 심지어 이제와  

당신은 레이저 전문가가 아니다, 그러니 레이저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를 찾아봐라..

사장님의 핑계가 길어졌죠..

 ​

지나온 시간과 들인 비용.. 그간의 정성과 진심이

아깝고 아쉬워 눈물이 쏟아졌지만 정신을 차리고

방법을 찾아야 했어요. 울고만 있을 때가 아니니까요.

돌이켜보면 조금 일찍 결정해야 했고, 결정할 수 있었던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갈팡질팡 했죠. ​잘못됐다는 걸, 잘못했다는 걸 알고 있었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가 않았던 것 같아요.


내 선택이 옳을 거야.. 조금만 기다리면 내가 원하는

성과가 나올 거야.. 다시 시작할 용기가 나지 않아 나를 속이며 미련스레 시간만 흘러 보내고 있었던 거죠..

이제는 옳은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


잘못을 알게 된 순간, 내 선택이 잘못 됐음을 인정하고 가능한 한 빨리 다른 선택을 할 용기를 내야 해요.

잘못된 내 선택으로 인해 다 망가진 것 같고, 내가
다 망쳐버린 것만 같은 생각에 스스로를 원망하며
자책하는 순간이 올 지도 몰라요.​


그렇지만 그때는..


원망보다는.. 자책보다는.. 내가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며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세요.

이번에도 하나 배웠지, 뭐! 다음에는 더 옳은 선택을

할 거야!! 긍정적인 말들을 해주면서 말이에요~~

 

​​실수는 아파요.. 아프죠..


그렇지만 고통 없이 성장하는 건 하나도 없듯,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성장에 쓸모 있는 도구로

사용한다면 오늘의 실수는 더 이상 아픔이 아닌 게

될 거예요.


저 또한 그동안의 수많은 실수 덕분에 좀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해요~~

(누구에게 물어봐야 확인이 가능할까요?^^)

글을 연재하며 지난 시간을 정리할 수 있어 좋아요.

이곳, 아주 매력적인 공간이네요^^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솔직하고 ,

담담하게 기록으로 남겨보려 합니다.

많이 응원해 주세요!!


좋은 일 한번, 안 좋은 일 한번..

이제 다시 좋은 일 올 차례 맞죠? 과연...^^


다음 주부터는 월요일과 목요일에

조애나의 에피소드가 연재됩니다.

우여곡절 끝에 완성된 조애나 제품들은 공식몰에서

지금 확인 가능합니다~~

zoan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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