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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만곰 May 31. 2024

오 솔레미오

눈부시게 찬란했던 시간

"오 맑은 태양 너 참 아름답다.

폭풍우 지난 후 너 더욱 찬란해!"


오 솔레미오 노래를 듣는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친구들과 함께했던 한 여름의 지중해가 떠오르며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 시절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하고 아름다운 순간이었구나! 10년이 훌쩍 지나간 오늘에서야 그날의 시간들이 소중하게 다가다.


어려서 용감했고, 친구들과 함께여서 과감했고, 돌아갈 곳이 있어서 든든했 절이었다. 결혼하고 첫 번째 맞이한 여름에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이탈리아 여행을 떠났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힘든 순간들을 함께해 준 친구들이었다.


"이 남자랑 결혼해? 말아?

집에서는 반대하는 결혼인데, 괜히 엄마말 안 듣고 결혼했다 나중에 후회하면 어쩌지?"


날이 추워지고 내 마음도 꽁꽁 얼어붙던 그 시간을 친구들과 함께한 제주도 여행 덕분에 마음을 잡고 이겨낼 수 있었다.  


막상 결혼 하고 나니 그동안 맘고생했던 것을 보상받고 싶었나 보다. 다시 친구들이랑 다행을 가고 싶었다.


그래서 떠난 이탈리아 여행. 뜨거운 여름을 온몸으로 느끼며 자유를 만끽했다. 하루종일 바다에 누워 태양을 바라보며 일광욕을 하고, 해질 광장에 앉아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도 하면서 하루하루를 온전히 즐겼다.


소렌토에서 머물다 방문한 포지타노.

노란 레몬사탕과 부서지는 햇살이 가득한 바다가 그림 같던 곳이었다. 가는 곳마다 감탄이 나오는 풍경의 연속이었다.


지중해 바다에 떠있는 기분이란~ 수영 배우길 백번 잘했다고 생각했다. 도심에서는 느끼기 힘든 묘한 해방감이 우리를 더 가볍게 해 준 것 아닐까? 탁 트인 시야만큼이나 가슴이 시원했다.


오 솔레미오의 선율은 그동안 잊고 살았던 그 아름다운 시간 속으로 나를 데려가줬다. 나에게도 있었다. 찬란하게 눈부신 순간들이!


젊은 날 뭐 하고 살았나? 후회되고, 지금 내가 뭐 하고 있나 회의감이 들 때 꺼내레몬사탕 같은 추억! 


그 시간을 같이 해줘서 고맙다 친구야♡

우리가 다시 함께하길 바라며, 뜨거운 여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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