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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투성이 같은 나

이대로 괜찮을까요?

특수학급 1 학급 담임교사 n연차.

나와 같이 소규모 특수학급을 운영하는 교사는

장애, 특수와 관련된 업무를 대부분 혼자서 처리하곤 한다.

물론, 행정실 등에 협조를 구하는 일이 있긴 하지만 주 업무 담당자는 특수교사라고 보면 된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새 학기 업무들을 대충 나열해 보자면..


- 작년도 졸업생 개별화교육계획 상급학교 송부

- 특수교육과정 수립

- 통합교육계획 수립

- 개별화교육지원팀 구성

- 내년도 특수교육지원인력 신청, 지원인력 활동지원비 신청, 복무 관리

- 치료 방과 후 지원 신청, 방과 후 현황 보고

- 일반학급 순회교육 신청

- 개별화교육계획 수립을 위한 진단평가 실시

- 개별화교육협의회 및 개별 상담 실시

- 의무교육관리위원회 구성

...


매학년도 신학기 특수교사들은 모두들 공감할 것이다.


다달이 내려오는 많은 공문들을 놓치지 않고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하원한 오후 시간에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실수하지 않는 방법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뾰족한 방법은 없다.

제출하기 전에 검토하고 다시 검토하기 정도..

그런데 사람이 하는 일이라 여러 번 검토해도 어디선가 실수가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 새 학기에는 하나의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업무를 동시다발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대신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는 아주 큰 실수가 아니라면 대부분 다시 수정해서 처리할 수 있다.


시간을 쪼개 틈틈이 노력한 결과이긴 하지만

나는 지금껏 수정할 수 없었던 아주 큰 실수는 없었다.

경험해보지 않아 걱정을 하고 있는 저경력 선생님들께 안도감을 주고 싶다.






누구나 처음은 어렵다.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나도 처음에는 실수를 하는 것이 두렵기도 했다.

왠지 실수하면 엄청나게 큰일이라도 날 것 같았달까?..


반복되는 해를 몇 번 보내다 보니

깨닫게 된 사실..!

'사람이 하는 일이니 어쩔 수 없이 실수할 수 있지.'

'생각보다 우리가 걱정하는 아주 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 업무의 숙련도는 조금씩 올라간다!

++ 경력이 쌓이면서 가지고 있는 계획안이나 기안문을 활용하면 업무시간이 단축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매해 새로운 업무들이 조금씩 추가되는 건 안 비밀!)






특수교사의 업무의 경계는 참 모호하다.

유, 초, 중, 고 중에 특히 파이가 작은 유치원..

그 속에 있는 특수교사는 더 그러한 것 같다.


행정실의 업무인 것 같은 것들이 특수교사에게 주어지기도 하고..

일반 공통 업무인 것 같은 것들이 특수교사에게 주어지기도 한다.

교육 현장이 개선되고, 불필요한 업무들이 간소화되면서 차차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 생각한다.






이 말을 꼭 듣고 싶은 누군가에게..


선생님들

우리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자주 말해주잖아요.

"괜찮아. 다시 한번 해보자."

매 순간에 책임을 다해온 나라면

실수한 그런 '나'라도 괜찮습니다.

우당탕탕! 데굴데굴? 어떻게든 괜찮아요.

잘 굴러갈 겁니다.

오늘도 정말 고생 많았어요!



# 데굴데굴, 우당탕탕 OK

# 저도 초임 때, 참 이 말이 듣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 경력이 조금 쌓인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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