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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보나 Apr 28. 2024

무슨 꿈? 까만꿈

복실이가 산발 머리를 하고 눈을 비비며 거실로 나온다. 하품도 한 바가지 하고 엄마게게 쭈뼛쭈뼛 다가온다.


“잘 잤어?”


꼭 안아주고 지난밤의 안부를 묻는다. 엊저녁에는 목이 쉬어서 허스키한 목소리를 내더니 아침에 멀쩡하다.


“무슨 꿈꿨어?”


“까만꿈“


엄마는 아기 안는 자세로 의자에 아이를 들어 올려 꼭 안아 주었다.


옆에 있던 아빠가 묻는다.


“무슨 꿈을 꿨대?”


“까만꿈”


“까만꿈?“


모를 테지. 모르겠지. 큭큭큭


그건 복실이와 달복이, 엄마만 아는 꿈이다.


자면서 꿈을 꾸고 싶다고 하니 달복이 오빠가 복실이에게 그랬단다.


“우리는 매일 꿈을 꿔. 꿈을 안 꾸는 날은 까만꿈을 꾸는 거야. “


우리는 자기 전에 가끔 ‘잘 자. 꿈꿔’라고 인사를 한다. 그때 엄마는 복실이에게 얻어 들었다. 까만꿈의 정체를.



꿈을 꾸지 않는 날은 없다.
까만꿈을 꾸는 날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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