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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빼기 연습중

by 지안

나는 요즘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그릴 때는 강약조절이 중요하고, 유연한 필압의 변화를 통해 그림의 리듬감이 만들어진다.

그런데 그 강약조절이라는 것이 참 어렵다.

내 그림은 진하고 굵은 선 투성이라 재미가 없다.


스크린샷 2024-09-13 오후 1.56.05.png

(부끄럽지만 굵은 선 투성이의 나의 노잼 그림을 첨부해보았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효율적이고 풍부한 삶을 만들기 위해서는 강약조절이 필요하다.

그래야 그 과정도 지루하지 않고, 리듬감 있는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강하기만한 선으로 이루어진 내 그림은, 내 인생처럼 빡빡해보인다.

그러다 결국 연필심이 부러지고, 손목이 아파올 때까지 온 힘을 다해 그리고 있었다.


문득, 엄마가 얘기해준 에피소드가 생각났다.

"엄마, 나는 즐길 수 없어. 즐기는 법을 모르거든."

내가 중학생때 엄마에게 했던 말이라고 한다.

엄마는 아직도 낑낑대고 있는 나를 볼때면 그 때 이 말이 생각난다고,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강약조절하기, 힘빼기는 지금의 나에게도 쉽지 않다.

그림에서도, 인생에서도 쉽지 않다.

그래도 노력하고 있으니 분명 중학생의 나보다는, 10년 전의 나보다는 나아지긴 했다.

그림도 그렇겠지.


오늘도 나는 힘빼기 연습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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