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200살까지 살자
행복하게 오래 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돈이 중요할까? 집, 차, 명품 옷, 비싼 가전제품을 평생 동안 사고 싶은가? 만족스러운 인생을 오랫동안 살기 위해서는 나만의 작품이 필요하다. 나만의 예술작품 말이다.
세상에 질리지 않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예술이다. 예술에는 절대로 지루함이 없다. 매일같이 먹는 음식을 예술이라고 생각해 보자. 아무 생각 없이 먹던 비빔밥을 예술이라고 생각해 보자.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들의 종류와 비율. 그것은 예술이다. 비빔밥에는 당연히 고추장인가? 그렇지 않다. 간장소스도 있고 새콤한 소스도 있다. 쌈장과 비벼 먹는 사람도 있다. 각각의 소스는 재료들과 합쳐져 다양한 맛을 만들어낸다. 계란을 반숙으로 할지 완숙으로 할지도 중요하다. 아무 생각 없이 비벼먹던 비빔밥을 예술의 관점에서 보면 색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매일같이 입는 옷도 마찬가지이다. 패션에 관심을 가지다 보면 정말 끝이 없다. 끝이 없는 패션 세계를 탐험하다 보면 인생에 지루할 틈이 없다. ( 물론 난 패션감각이 꽝이지만 말이다. ) 예술가들에게는 출퇴근 시간이 없다. 자면서 꿈을 꾸는 그 시간도 일하는 시간이다. 일하는 동시에 쉬는 시간, 노는 시간이기도 하다.
예술가는 절대로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다.
모든 예술가는 부모이다. 자신의 작품을 자식처럼 여기고 항상 새로운 자식을 만들어낸다. 자식이 없어지거나 무너졌을 때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아이러니한 건 자식은 나이가 듦에도 썩어 문드러지거나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다. 예술가는 모두 늙어 사라지지만 말이다. 무언가를 정열적으로 사랑하고 애지중지하는 그 마음은 생명으로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이다. 사람들에게 온기를 전해주는 연탄재를 발로 차지 말아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경제활동도 하지 않고 예술만 사랑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애초에 예술가는 직업의 차원에서 벗어난 존재이다. 예술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사업가이다. 자신의 예술적 감각을 경제적으로 활용하는 영리한 존재이다. 예술과 돈의 접점을 찾아낸 아주 훌륭한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상업적으로 예술을 활용하는 사람들은 대단하다. 내 예술세계를 지키기 위해,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노력한 결과를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꼭 돈이 되는 예술을 할 필요는 없다. 그저 내가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마음껏 즐기면 된다. 비빔밥을 예술적으로 연구하고 음미하는 일은 대단한 걸 요구하지 않는다. 퇴근하고 집에 오는 길에 한식집에 들러 예술활동을 즐기면 된다. 주말에 비빔밥의 재료를 사다가 집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어볼 수도 있다. 내 여가를 풍족하게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예술이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도 예술이다. 내 삶을 지루하지 않게 만들어주는, 작품을 자식같이 돌보는 일이기 때문이다. 내일 세상이 끝나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글을 계속 쓰고 싶기 때문에.
육신이 사라지기 전까지 수많은 작품을 세상에 던지고 싶기에 오래오래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