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23.
예금은 자산 가치를 떨어트리는 일이라고, 재테크를 하고 투자를 해야한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나도 공부를 해야 하나 싶어 재테크 관련 글들을 좀 보았다. 그런데 재테크 관련 이야기를 보다보면 결국 끝은 대부분 부동산이다. 주식이든 코인이든 굴려서 목돈을 만들면 대부분은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의 부가 부동산으로 쏠리는 것이 매우 잘못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산 집을 팔 때 나보다 더 비싼 값에 사줄 사람을 찾아야하고, 그 돈으로 나는 더 비싼 집으로 옮기는 것을 위해 집값은 점점 올라가고.. 내 집의 가격이 조금 오르는 동안 주변 집은 더 많이 올랐다면 더 나은 조건의 집으로 옮겨가는 데 필요한 자금이 많으니 다들 내 집의 가격이 많이 오르기를 바라고.
몸뚱이는 1개인데 집은 왜 여러 채가 필요한 것이며, 똘똘한 한 채는 왜 꼭 강남이어야 하는가..
이런 모습들은 너무 과도한 물질만능주의적으로 보여 안타깝다. 하지만 현실이 그러한데 나만 홀로 귀 닫고 눈 감고 있을 수도 없다는 것도 맞다. 그러니 나같은 사람까지도 재테크에 관심을 두는 시대인 거겠지.
아파트 가격이 평 당 천만원도 비싸다 할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지방에서도 평 당 천만원짜리 집은 찾아볼 수도 없다. 있다면 아주 오래된 구축이거나, 나홀로 아파트거나, 입지가 안 좋거나, 혹은 이 모든 것이거나.
인간으로서의 보편적이고 윤리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노력하는 삶보다는 돈의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 과거에는 그러지 않았던 사람조차 그렇게 되는 상황. 하지만 그런 개개인을 탓하는 건 아니다. 경쟁하는 사회 분위기가 과열되고, AI의 등장과 기후위기 등 급격한 변화 속에서 사람들이 생존의 위기를 느껴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급변하는 세계 속에 자신의 미래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지 않고 위기를 느끼니 안전 자산을 확보하고
누구나 더 나은 삶을 희망하고, 그렇게 되기 위해 노력한다.
근로소득만이 소득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이지만, 불로소득만을 추구하는 것이 대세가 되고 다들 그런 가치를 향해 달려가는 것은 정말이지 달갑지가 않다.
그런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묵묵히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도 부족함 없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되면 좋겠다. 너무 낭만적이고 나이브한 생각일까?
위는 저장해놨던 예전에 썼던 글인데 지금 꺼내본 이유는, 단톡방에서 지각비라는 단어를 봤기 때문이다.
재테크 오픈채팅방에서 유튜브 링크가 하나 올라왔는데, 지각비가 무섭다며 더 많이 지불하기 전에 다들 열심히 재테크해서 집을 사자는 말이 덧붙었다.
무슨 영상인고 봤더니 이틀 전 KBS 추적 60분에서 방송된 것이었다. 영상 제목은 '서울 아파트, 계급이 되다-3040 내 집 마련 분투기'.
서울 아파트 진입을 위해 투잡 뛰고 영끌 하는 3040 모습을 보여주고 강남 아파트의 초고가 행진과 지방에 사는 사람조차 서울로 투자하는 모습, 그리고 그렇게 뛰어들 수 없는 사람들의 무력감을 같이 보여주는 영상이다.
영상에서는 정부의 잦은 규제 정책이 똘똘한 한 채 선호를 부추겼다며 서울 아파트의 소유가 자산 격차를 넘어 계급을 나누는 기준이 되었다고 말한다.
사람은 왜 욕심을 내는 걸까? 가졌어도 더 많이 갖고 싶어하는 걸까? 왜 남과의 비교로 자신을 깎아내리거나 남을 깎아내리려는 걸까?
자본주의사회에서 인간의 욕심은 어쩔 수 없는 건지, 부동산의 방향은 어떻게 될 것인지, 이 사회의 일원인 나는 또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 참 어렵고 고민되는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