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게티를 좋아해요
파스타는 생면과 건면으로 나뉩니다.
생면은 그냥 생면이죠뭐.
이탈리아인들은 외식할 때에 주로 생면을 먹습니다.
건면은 음 그냥 봉지면이죠. 집에서 해먹기 쉽죠.
역사적으로 나폴리, 그라냐노 등에서 발달했어요.
파스타라는 말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마케로니라 불렸었죠.
생면을 만들어서 건조시키니, 건면이라 불립니다.
그러니 건면은 만드는 과정에서 한번, 먹는 과정에서 또 한번 익히는 셈이죠.
건면은 대량 생산되어 대량 유통되니 우리는 싸게 먹습니다.
생산에 규모의 경제가 스며들기 전까지는 가족들이 운영하는 작은 공장에서 만들었죠.
우리가 마트나 슈퍼에서 사먹는 건 거의 대량유통되는 건면입니다.
대기업 식품회사가 직접 만들거나 해외 주문자상표방식으로 수입해서 들여옵니다.
작은 공장에서 소량 생산하는 건면은 이탈리아에서도 점점 수가 줄어들고 있죠.
최근 나폴리와 그라냐노 등지를 여행하면서, 역사적인 파스타 공장 파엘라를 방문했습니다.
과연 대량 유통되는 건면과 장인들의 건면은 무엇이 다른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거기서 구매한 건면과 동네 마트에서 구입한 건면을 요리하면서 비교해보았습니다.
우선 색깔이 확연하게 달라요. 하나는 노랗고, 다른 하나는 연한 회색이나 가벼운 베이지 색입니다. 생산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고온에서 급속하게 건조시키는 탓에 노랗게 열화가 되어 노란색을 띠게 됩니다.
표면이 또 달라요. 반죽 상태에서 일정한 모양의 틀을 빠져 나와야 파스타의 모양이 형성되지 않겠습니까. 그 틀의 구멍이 어떠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구멍에 후라이팬 코팅 재료가 되는 유연제를 바르는 경우랑, 그 틀이 청동으로 된 경우 이렇게 두가지로 구분됩니다. 테플론으로 불리는 유연제 통과 파스타는 매끈하게 나오죠. 빠르게 모양이 형성되니 공정 시간이 단축됩니다.
한편 청동틀을 통과하는 방식은 전통적인데요.
이 틀을 반죽이 빠져나오면서 자연스럽게 표면이 거칠어집니다.
빠져나오는 시간이 더 많이 걸리게 됩니다. 공정시간이 단축되지 않죠.
전통방식의 건면은 노랗게 변색되지 않습니다. 표면이 거칠어요.
현대방식은 색이 노랗고, 표면이 반짝이는 것처럼 미끈합니다.
이런 특징들은 파스타의 모양에 따라 달라지지 않아요. 스파게티든지 페투치니든지 펜네든지 마찬가지에요. 소스를 합치면 현대방식은 파스타와 소스가 잘 붙질 않죠. 거친 표면을 지닌 전통 방식은 소스와 결합을 잘 합니다.
맛을 보면 소스 따로 파스타 따로이냐, 아니면 소스와 파스타가 일체되어 맛을 내느냐 그런 차이가 있죠.
다음에는 전통 방식 즉 소규모 파스타 공장 또는 파스타 장인들이 만드는 파스타의 공통점을 기록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