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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갈 Jul 22. 2024

나는 안 망할 줄 알았지.

마흔이 되어서도 계속되는 실패의 역사

정말이다.

나는 안 망할 줄 알았다.


승승장구할 줄 알았고, 내가 잘나서 세상이 나의 '잘남'을 알아봐 준 날이 왔다고 생각했다.

'사업'이라는 것을 시작했을 때의 심경이다.


"나는 내가 너무 자랑스러워. 수고했어."


수고는 무슨.


그날 이후로 나는 매일 실패하고 있다.

실패했네,라는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또 다른 실패가 기다리고 있다.

'포기'라는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실패하고 또 실패한다.


야심 차게 시작한 사업은 점점 규모가 줄어들었고, 그나마 있던 직원들은 안녕을 고하거나 외주 작업자가 되었다.


내가 만들어낸 결과물들은 모두가 좋다고 말해줬는데. 인정받았는데.


왜, 실패했을까.


그리고 깨달았다.

계속 수고해야 하는데, 수고했다는 말을 너무 일찍 했다는 것을.


정작 숲 속에 있을 때는 보지 못했던 나의 일면이 숲을 벗어나니까 보이기 시작했다.


왜 이렇게 침울해 있었지? 이게 첫 실패도 아니면서?


그렇다.

나는 내가 어떠한 '성공담'의 주인공이 될 줄 알았지 '망한록(망한 이야기의 기록)'의 주인공이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사람들은 내가 어떻게 성공했나를 이야기하지 내가 어떻게 망했나에 대한 이야기는 잘 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나는 이곳에 나의 실패담을 하나, 하나 풀어볼 생각이다.

세상에는 성공한 사람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나의 이 다채로운 실패담이 여러분에게 씹고 뜯을 수 있는 안주와 비웃음거리가 되기를 소망한다.


우리 모두가 '선망의 대상'이 될 필요는 없으니까.


진짜...

나는 안 망할 줄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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