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시작' 나중에'완성' 그러나 '방향성'잃지 마!

브런치 고객센터 문의/감자 <새 저온저장고> 보관/ 블랙탄강아지 -24-

by 추재현

일단 시작 나중에 완성 그러나 방향성 잃지 마!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내 삶의 육하원칙'은 무엇일까?

내가 지금 풀천지에서 자연 유기농 농사를 가족들과 자급자족을 목표로 지으며 먼저 먹고 나누는걸

제대로 하고 있는가?


<저온저장고>를 정리할 때면 힘들게 농사지은 작물을 제대로 해 먹지 못해 닭주거나

거름으로 빼야 할 때 그렇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대추방울토마토'와 '둥근 마' 지인에게 받은 철 지난여름사과 들이 제때 해 먹지 못해 감자 놓을 자리 만들면서

빠지게 되었다.


어머니께서 심장병으로 차려먹기 힘든 점도 있었지만

좀 더 집에 있는 걸로 해 먹으려 노력했다면 다 먹을 수도 있었다.

그 빈자리를 복숭아나 포도를 사 오고 바쁘다고 참 거리나 식사를 사 먹는 게 잦아지면

풀천지 농산물이 가야 할 길을 잃는다.

식구 누구에게 그 책임을 떠넘길 수는 없다.


나부터 빵을 사 먹기보다는 예전처럼 풀천지통밀가루로 빵을 만들고 감자, 마, 계란.. 을 이용한

참과 식사거리를 만드는 걸 즐겼던 그때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내가 먼저 하다 보면 분위기에 휩쓸려 동생도 카레빵이나 자신이 잘하던 걸로 이것저것 만들곤 했다.

늘어난 먹거리 지출을 잡아야 '건강했던 풀천지'가 다시 살아난다.


실외 처마 햇빛을 피해 보관 중이던 '감자'(두백/분홍/자주) 중 팔 것을 작업장으로 날라 새로 담았다.

썩은것1개가 전체로 퍼지기에 하나하나 살피며 살짝 진행위험 보이면 먹을 거로 뺐다.

난 고구마 보다 활용범위가 높은 감자를 선호했다.


너무 달지 않고 중용을 지키는 그 담백함이란!

감자를 선별하며 내 머릿속에는 요리를 하고 있었다.

1. 감자를 깍둑썰기하여 올리브유에 튀기듯 볶아 계란에 죽염소금, 후추를 뿌리고 휘저어 튀김감자 섞어 부친

스페인 감자오믈렛

2. 껍질 벗긴 감자, 당근을 쪄서 다짐기로 눌러 으깨어 계란, 통밀'마'보리가루 죽염소금, 이스트, 카놀라유를 반죽하여 와플프라이팬에 구운 벨기안 감자와플

3.2 조리법을 조금 변형하여 밀가루, 계란물, 빵가루를 묻혀 식용유에 튀겨내는 감자크로켓

그 외... 7월부터 9월까지 지게차, 굴착기 필기 실기 준비하면서 지냈던 시간들은 나에게

시간을 쥐어짜는 능력의 실마리를 잡게 해 주었다.


몇 년 전 황구 면장이 와 백구 설희에게서 본 여러 마리 강아지들을 그 당시 키우기가 여의치 않아

친하게 지내는 귀농자분들에게 잘 키우라고 나누어 주었었다.

(아버지께서 이장님을 맡을때 동네에 안 되는 일 없이 뭔가 되는 활발한 젊은 마을 전성기를 보여주셨다.

그때 지역유지분들과 친분을 쌓게 되고 이장이란 직책의 힘도 알게 되었다고 하셨었다.

그 당시 진돗개를 좋아하시던 춘양면장님께서 수컷 황구와 백구 암컷 강아지를 받아 키우게 되었다.)


"이장님이 주신 진돗개 두 색이 섞여 그런가 재구 같기도 혀

풀어서 기르고 있는데 뭘 자꾸 산에서 꿩, 토끼, 고라니새끼, 청설모.. 야생동물을 잡아와

기특하다니까 거기다 앉아 일어서 누워 몇 가지 훈련시키니 곧장 따라 하더라니께 물건이여!"

받아간 분들에게서 보통개가 아닌 것 같다는 칭찬을 받아 어깨가 으쓱하면서도 아까운 생각도 뒤늦게 들었다.

그럴 것이 면장이의 혈통은 할아버지가 진돗개 챔피언이라 하지 않던가~


풀어서 기를 수 있는 너른 공간과 개집을 만들면 다시 만나게 해주려 했던 둘은 계속 떨어져 밭을 지키고 있고

이번엔 풀천지가 동네 강아지를 운명처럼 키우게 되었다.


맨 끝집 귀농 후배분의 강아지라는 건 뒤늦게 알았다.(백구 암컷을 풀어 키웠더니 아랫집 흑구에게가 애를 배어왔더랬다) 어린 반달곰같이 칠흑 어둠에 눈두덩이 네발과 배에 흰털이 무늬처럼 올망졸망 있는 게 너무 귀여웠다. 9월 13일 토 요일날 추적추적 비가 내릴 때 보리집에서 놀고 있는 강아지 주인을 찾기 위해 연락을 돌렸는데 가장 유력했던 면장님은 아니라 하였다.

덕분에 무척 오랜만에 두 분은 통화를 나누며 언제 만나시기로 하셨다.


봉화에서 크게 새로 생긴 1층은 철물점 2층 동물병원에 블랙탄강아지를 데리고 값비싼 쇼핑을 하고 돌아왔다.

(진돗개를 키울 때면 명견을 꿈꾸며 풀어 키워 보려 시도를 해보았는데 성견으로 커가는 과정에서 여러 장애물들을 만나 실패를 했었다.

사료를 안 주고 짬밥을 먹이던 시절에는 배가 고팠던 사냥견 강아지는 퇴비더미를 몰래 뒤져먹다 죽이기도 하고 면장님을 만나 사료의 중요성과 진돗개를 어떤 식으로 키워야 하는 걸 배우면서 그 세계를 알게 되었다.)


이름은 동생의 탄이가 선정이 되었는데 난 별로 마음에 안 든다.

너무 흔한 것 같아 특색이 없고 내가지은 특별한 날을 기념하는'흑설기'가 좋은데 아버지는 먹는 걸로 생각하냐고 하시며 어머니의 까미 보다 탄이 이름이 정감 간다고 부르기로 하였다.


방부목 계단을 올라 입구의 신발에 눕거나 슬리퍼를 물고 가는 저지레를 며칠 비싼 강아지사료를 먹더니

힘이 생겼는가 시작했다. 하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데도 몰래한다.

풀어서 키우려면 동네에서 맨 끝집이거나 좀 고립된 환경이어야 할 것 같은데

풀천지는 삼거리 위치라 풀어키우기에는 부담이 있다.


'탄이야 네가 자유롭게 지내고 싶다면 산에 가서 야생동물도 잡아오고

지나가는 동네 아주머니들에게 반갑다고 막 달려가지 않길 바라!

강아지 때는 귀엽다고 쓰담쓰담하지만 등치가 커지면 무서울 수 있지 않겠니

왕래가 적었던 분이면 더 그럴 테고 말이야, 바닥에 온갖 것들 막 주워 먹지 말고 알았지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크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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