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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연 Oct 13. 2024

기흥아카데미 평생교육원 수업 중에

동과 정

 

 한 주가 너무 빨리 지나간다.

 일요일은 신앙의 터를 향해 다녀오면 고단해서 인지 낮잠을 한숨 자야 피로가 풀린다.


 월요일 아침 9시부터 복지관 켈리그라피 수업을 위해 서둘러 준비를 한다. 10시 수업시작이지만 수강생들은 30분 전에 벌써들 나오셔서 재료들을 펼쳐놓고 묵묵히 붓글씨 쓰는데 집중하시는 모습들이 무척이나 진지해 보였다.


 어쩌다 고개를 돌려 눈이 마주치면 눈인사 정도 서로 얼굴만 익혔을 뿐 그분들의 성함도 모른다. 긴 침묵의 시간이 흘러간다.


 강사 선생님께서 어느새 자리에 앉아서 어떤 주제의 글씨를 예술의 혼으로 탄생시킨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 동그랗게 모여 서서 와! 하는 감탄의 소리와 함께 미소 지으며 눈을 마주친 후 동영상 사진 찍는데 여념이 없다.


 선생님의 훌륭한 붓글씨를 흉내 내 보려 해도 잘 안 된다.

 나만의 개성 있는 글씨를 찾아 나서 보지만 멀고 먼 길이다.     

  그러나 묵직한 벼루 위에 까만 먹물을 찍고 붓을 들어 예술성을 발휘해 보려는 동적인 것과 마음을 단전에 주하는 정 그 순간만큼은 나를 성찰하며 바라보는 시간이다.


 서툰 나의 붓글씨에 눈도장을 찍고 고개를 갸우뚱하며 미소 짓는 것도 하나의 발전을 위한 희망, 꿈, 행복이다.


 어느새 금요일을 맞이하는 수필 반 수업이다.

 교실에 들어오면 먼저 오신 선생님들과 인사부터 한다. 나는 지난주에 일이 있어서 결석을 했다.


  어쩌다 앉은자리이지만 나의 앞뒤에 앉아 계시는 두 분 홍 선생님들께서 지난주에 왜 결석을 했느냐고 물으신다.


 켈리 그라 피 수업 반하고 전혀 다르게 동적이면서 정이 가고 활력이 넘친다.

 나이는 서로 다르지만 인생의 황혼 길을 걸어가고 있는 젊은이 못지않은 선생님들 뭔가 연륜이 묻어나는 지극히 정적인 내면의 글로써 마음의 문을 열고 각자 개성의 목소리로 낭독을 하신다.      

  서로 위로와 격려를 아끼지 않으며 소통하고 있는 수필 반 수업에서 특별한 만남의 소중한 인연들은 마치 하얀 눈 속을 헤치고 빨갛게 정열의 꽃으로 피어나는 동백의 꽃을 닮은 모습으로 떠오른다.


 우리의 자랑 행복을 선물해 주시는 명강사님과 멋지고 아름다우신 선생님들의 인생길이 날마다 꽃다운 삶으로 충만하시기를.


 순수한 마음이 가는 대로 피우고 또 피어나는 글 속에서 희망의 불꽃으로 활짝 펼쳐 나가시는 축복의 길, 행복의 길, 꽃길이 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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