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눈이 나쁜겨 안 나쁜겨?
눈이 나쁘다.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요?
띠로리로리.
한 손님이 문을 열고 들어오신다.
“어서 오세요 어떻게 도와드릴까ᆞ요.”
붉은색 패딩조끼가 인상적인 생활력이 강해 보이는 어머님이셨다.
“아이고, 눈이 너무 안 보여서 와봤어요.”
고객님의 곡소리에 웃음으로 화답하며 검안실로 안내한다.
이러쿵저러쿵 고객님의 설명과 나의 추임새가 안경원을 가득 채운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서 밖에 음식점 간판을 한번 읽어 보실까요.”
“김제육전, 아유 이 정도는 잘 보이지!”
멀리 있는 간판정도는 잘 보이는 상태. 근거리시표를 드려본다.
“여기도 읽으실 수 있으신가요?”
“아니~ 이런 건 안 보이지.”
돋보기를 가져다 대자
“아이고 ~! 시원타.”
흐릿해서 답답하게 보이던 것을 깨끗하게 보이게 해 드리니 감탄사를 연발하신다.
“내가 젊을 적에는 시력이 2.0이었는데, 나이가 들어 참 몸이 이렇게 까지 나빠지네~!”
도구를 사용해 깨끗하게 보게 되셨지만 세월이 야속한 것은 어쩔 수 없는 노릇.
어머니뻘 되는 고객님의 푸념은 그녀의 반짝이는 역사를 담고 있기에 듣는 나에게 귀한 이야기가 된다.
본인이 젊었을 적에 매의 눈처럼 밝았던 것으로 인한 에피소드들처럼 즐거운 이야기로 시작해서 끝은 현재 망가진 자신의 눈에 대한 비판으로 끝난다.
“저는 아무래도 눈이 나쁘신 분들만 보잖아요. 어머님 정도면 눈이 엄청 좋으신 거예요! 진짜 나쁜 사람은 안경 써도 안 보이고, 안경도 수십만 원짜리 해야 하는데, 어머님은 3,4만 원 선에서 해결 가능 하시잖아요!.”
고객님의 안경과 나의 안경두께를 비교해 주면 비교적 설득이 쉬워진다.
속에 있던 답답한 것들을 말로 풀어낸 끝에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고객님의 표정이 좋아졌다.
매장에 들어와서 불편하고,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던 고객님들이 나와 헤어질 땐 웃으면서 헤어지는 이 모습들이 내가 일을 계속해서 하게 하는 동력이 된다.
토막지식
안경을 써도 간판이 잘 안 보인다면, 정말 눈이 나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