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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사쓰는 육아대디 May 29. 2024

추억을 나누는 일

반갑다 친구야

본사에서 교육을 받으면서 처음으로 대학교 때 만났던 친구와 저녁을 먹었습니다. 퇴근하면 씻고 빨래하고 일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지만 오늘만큼은 하루 저녁을 비워 친구와 만났습니다.


대학교에 다니면서 같은 꿈을 꿨고 같은 장소에 머물면서 오랜 시간 정을 나눴던 친구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거의 1년 넘게 보지 못했던 친구였습니다. 그래도 그 친구를 보자마자 반가움이 마음 속을 가득 채웠습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맥주 한 잔을 기울이면서 그동안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제가 변화한 모습도, 그 친구가 변화한 모습도 서로가 신기해하면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고민이 무엇인지, 우리의 인생이 과거보다 이렇게 변화한 것처럼 앞으로도 얼마나 변할지도 기대와 걱정이 섞였습니다.


여러 이야기가 오가던 중에 가장 흥미로웠던 것은 과거에 있었던 기억. 같은 상황을 겪었던 추억이었습니다. 예전에는 이랬는데, 그때 참 재미있었고 행복했다. 그땐 진짜 힘들었다고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면 사실 별 것 아니었던 것도 있었습니다. 서로가 가진 추억을 꺼내놓으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우리가 그 순간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이렇게 추억할 수 있는 거야"


서로의 추억을 공유하다보니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우선 감사하고, 이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좋은 기억으로 서로에게 남아있다는 것에 또 한번 감사했습니다. 나에겐 좋은 추억일 수 있어도 상대방에겐 그렇게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있다면 같이 그 기억을 공유하고 추억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서로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아 추억할 수 있으면 그보다 더 좋은 안주거리가 또 있을까요. 이 모든 것이 과거 어느 순간에 저와 그 친구 모두 최선을 다했기에 가능한 일이라 믿습니다. 앞으로의 길이 막막하고 힘들 수 있습니다. 너무 힘들어서 그만하고 싶을 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먼 미래에 현재를 떠올리면서 좋은 안주거리가 되기 위해선 매순간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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