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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쿨 준비 과정 정리

by Balbi




이번 콩쿨을 준비하면서 집에서 따로 했던 연습·연구 과정을 정리해 본다.

원장쌤 레슨이 중심이었지만, 집에서의 연습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보내기 위한 작업이었다. 그 시간들이 아이가 음악을 더 깊게 이해하고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1. 콩쿨곡 집중 청취

Mozart Piano Sonata No.12 in F Major, K.332 – 3악장 Allegro Assai

곡의 흐름, 성격, 기세를 귀에 익히기 위해 반복 청취

음악을 들으며 “이 부분은 어떤 감정일까?”를 자연스럽게 이야기 나누기


2. 피아니스트 세 명 비교 감상

조성진, 손열음, 백건우

세 사람의 템포, 터치 방식 비교

아이가 특히 좋아하는 조성진 연주를 중심으로 감상

“왜 이 부분이 더 좋게 들릴까?”를 함께 분석


3. 유튜브 연주 영상에서 ‘모션’ 연구

전문 피아니스트들의 손목·팔 움직임 관찰

같은 구간을 치면서 모션을 넣었을 때와 안 넣었을 때의 소리 차이 비교

영상 속 움직임을 직접 따라 하며 “왜 이런 모션이 필요한지” 체감


4. 첫 마디 왼손 터치 연구

모차르트 특유의 ‘우아함’을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아이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비유를 사용

- ‘고무공 탕탕’이 아니라

- 농구공을 바닥에 밀어 묵직하게 드리블하듯 건반을 눌러야 한다고 설명

이 비유 이후 소리가 확실히 안정되고 품위가 생김


5. 왼손 동작을 단계별로 쪼개 연습

동작을 아이 눈높이에 맞게 ‘숫자’로 정리

1. 건반 치기

2. 손바닥 들어올리기

3. 위로 완전히 떼며 가볍게 올리기

이렇게 구분하니 손 모양과 동작 흐름이 부드럽게 정리됨


6. f → p 전환 구간에서 신체 웨이브 사용

단순히 손힘 조절로 해결하려니 어려워

어깨와 허리에 미세한 웨이브를 주며 몸으로 강약 변화를 느끼게 함

아이에게 가장 쉽게 전달된 표현 연습 방식이었음


7. 모차르트 스타일 공부

책을 함께 읽으며

- 모차르트 음악이 왜 ‘밝고 단순하면서도 어렵다’고 하는지

- 어떤 스타일로 연주해야 하는지

아이가 “왜 이렇게 쳐야 하는지” 이해하면서 해석이 훨씬 자연스러워짐


8. 곡에 스토리 입히기

이미지를 떠올리며 치면 표현이 훨씬 자연스러워져

이 곡엔 신데렐라와 왕자의 춤 장면을 접목

- 아기자기한 시작

- 갑자기 울리는 12시

- 신데렐라가 뛰어나가는 긴박한 움직임

아이가 곡의 성격을 훨씬 선명하게 이해하게 됨


9. 우리만의 표현 언어 만들기

구간마다 아이가 이해하기 쉬운 이름 붙이기

- “웨이브 구간”

- “하프 소리 구간” 등

말만 들어도 그 부분의 표현이 바로 떠오르도록 정리


10. 콘서트에서 본 성악가 표현 응용

성악가가 몸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피아노에서도 비슷한 힘 조절을 시도

- 앞으로 밀어내는 소리

- 속삭이듯 조용히 가라앉는 소리

단순히 ‘세게/약하게’가 아닌 표정·호흡·몸의 느낌까지 연결




학원에서는 곡의 마디와 음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다듬는 테크닉 중심의 훈련을 했다면, 집에서는 소리의 결, 몸의 움직임, 이미지 같은 감각적 훈련에 집중했다.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루면서 아이는 단순히 ‘정확하게 치는 아이’가 아니라 느낌을 표현할 줄 아는 연주자로 한단계 성장한 느낌이다.

곡을 듣고, 보고, 느끼고, 해석하면서 아이의 표현력도 성장했고, 나 역시 아이와 음악을 함께 배우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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