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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너의 뒷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by Balbi




나는 너의 뒷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나는 너의 뒷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돌아서서 점점 멀어지는 널 보고 싶지 않다.


서로를 바라보던 따스한 눈빛

멀찍이 떨어진 거리에서도 서로를 응시하며

나만을 바라보던 그 시선을

나는 잊을 수 없다.


우리가 나누던 위로와 응원의 말 한마디는

퍽퍽한 현실을 지탱하고

암울한 미래를 희망으로 물들이는

마중물이 되었다.


흐르는 시간 속

꿈과 희망을 쫓는 우리의 삶에

작은 균열이 생기고

그 틈 사이로 새어 들어오는 바람에

눈빛은 차갑게 식었고

우리의 언어는 허공 속의 메아리가 되었다.


그 틈은 메워질 수 있는 것일까

긴긴 밤 수없이 고민해 보지만

균열을 흔적 없이 지우는 일도

시간을 되돌리는 일도

우리에게 허락되지 않는다는 것만이 진실이다.


그러나 아직은...

나는 너의 뒷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


그럼에도,

돌아서서 점점 멀어지는

너의 뒷모습을 보아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 길 위

너 스스로 환한 빛으로 찬란히 빛나며

너의 길로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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