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예전부터 좋아하던 것들이 쉽게 바뀌곤 했습니다. 언제는 애니메이션에 푹 빠져있을 때도 있었고, 또 어느 때에는 하루 종일 뉴스를 찾아 본 적도 있었으며, 또 어떤 때에는 SNS에서 이름도 알지 못하는 작가들의 그림들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거나. 문득 클릭한 음악 동영상을 하염없이 틀어놓고 잠을 잘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관심을 지니고 있었던 것들은 하나같이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딱히 이야기의 장르를 가리는 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잡식성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떤 이야기든지 간에 일단 제가 경험해 보자는 느낌이 강한 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영화관을 갈 때도 미리 요약되어 있는 내용을 보기보다는 제목을 보고 영화를 보러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마다 제목만 보고 기대했다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도 있었고, 우연치 않게 보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재미가 있어서 그 감독에 대한 작품을 찾아본 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굳이 제 관심사를 간략하게 말하자면 각각의 서사를 가지고 있는, 여러 매체들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2.
제가 처음으로 글을 쓰게 되었던 이유를 말하자면 스스로 불안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함이 가장 컸습니다. 최근에 썼던 글들도 대부분 이런 경우가 많은데, 보통 그런 경우에는 단순히 제 감정의 해소로만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공허함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혼자서 글을 쓰다가 제가 점차 나이를 먹어가면서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해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글을 쓸 때도 단순히 나를 위한 글이 아닌, 남들이 쉽게 간과하는 것들에 대해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령, 최근 에는 코로나 때문에 소외받는 분들의 이야기를 뉴스에서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청각 장애 때문에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지 못하는 학생분들의 이야기나 늘어난 택배량 때문에 돌아가신 초보 택배 기사분의 이야기가 저에게는 매우 큰 충격으로 다가왔고, 이러한 분들의 이야기를 글로 써 많은 사람들이 현실에서 이런 문제가 있고, 이러한 부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타인인 제가 써 내려가기에는 이분들의 이야기가 매우 민감하고 조심스러운 부분이 되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그분들의 이야기를 하나의 카테고리로 정형화 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