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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uesuhm Apr 18. 2024

한국 개신교회에서 궁극적으로는 사라져야 할 역할: 사모

변화를 바라며





한국 개신교회에서 궁극적으로는 사라져야 할 역할: 사모


한국교회(한국 밖의 해외이민교회포함)의 구조적 문제 중 하나는 여성목회자의 설자리가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사모” 의 존재. 한국 개신교 시스템에서의 “사모”는 가부장적 한국 기독교가 만든 기독교적 “열녀”. 지아비인 남편목사와 화목한 가정과 교회에 헌신하고 충성하는 전근대적인 인간상이 21세기에도 유효하게 된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인이민인구가 많은 미국 이민사회의 한인이민교회는 이 경향성이 더 크다. 미주지역의 한인이민교회를 예를 들자면, 한인이민교회의 목회자 부부가 영주권 없이 종교비자만 있을 때에는 목회자의 배우자가 합법적으로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없기 때문에 한인교회사회에 고립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근데 나중에 영주권을 가져도 배우자가 다른 일을 하면 "아니 사모가 교회에 헌신 안 하고 뭐 하는 거야!" 라며 비난받을 가능성이 높다. 목회자의 배우자 본인이 평신도 사역자의 자격으로 교회에 헌신한다면 말릴 이유는 없다. 이런 경우엔, "사모"가 아닌 평신도 사역자로 다루어져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결국 일 많이 하는 "사모"가 되어버린다.


근현대 한국교회에서 "사모"들의 헌신이 있었다는 걸 부정하려는 게 아니다. 다만, 그 착취의 역사를 기반으로 쌓아 올려진 소위 '한국교회부흥'이 알고 보면 얼마나 기형적 구조로 성장했으며 그 이면에는 "기독교적 열녀"로 숨죽인 체 살아야 했던 "사모"들의 피와 눈물로 채워져 있다는 걸 알아야 하고 이제는 그 착취의 구조를 파기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목회자의 배우자에게 사모라는 멍에를 씌워서도 안되고 그럴 권리도 우리에게나 교회에게나 지금도 없고 앞으로도 없다고 생각한다. 권리도 주지 않은 채 의무만 짐 지우는 것은 노예와 다름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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