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의 마음을 얻게 하소서 <시 30:12>
내가 이땅에 영원히 거히지 않을 것이란것을 아는 지혜가 있었으면 좋겠다. 죽음이 얼마나 가까이에 있는지, 항상 죽음이란 것을 의식하며 살고싶다. 우리의 삶이 얼마나 짧고 덧없는지, 이 평생이 일식간에 지나간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살고싶다. 내게 주어진 모든 것과 관계가 유한하다는 것을 안다면, 당연히 여겼던 것들을 좀 더 소중히 여길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면 쓸데없는 고민에 빠져 괴로워하지 않고, 주어진 순간들을 마음껏 누릴 수 있을텐데.
죽음을 의식하는 것은 두려움을 가져오는 것 보단, 오히려 삶을 더 풍요롭게 해주는 것 같다. 나 자신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만들고, 내가 사랑하는 이들과의 소중한 순간들을 더욱 감사하며 누릴 수 있도록 해준다. 반면, 덧없는 것들을 자연스럽게 거르게 될 테고, 그런 것들에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될 거야.
매일 아침 눈을 뜬다는 게 절대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걸 느낀다. 아침 부엌에서 뚝딱거리는 엄마의 소리, 마주 보고 나누는 식사, 밥 한 숟가락, 작은 웃음, 출근하는 길, 서로 나누는 인사까지도, 오늘이 허락되지 않았다면 누릴 수 없는 너무나 당연한 선물이다.
당연한 듯하지만 사실 결코 당연하지 않았던, 일상 속의 일반적인 축복들. 죽음이 있기에 더 가치 있는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