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동의나물
독초로 인한 중독사고는 매년 수십 건이 발생한다. 10년 전쯤에는 투구꽃 뿌리로 술을 담가먹곤 남편은 사망, 아내는 중태에 빠지기도 했는데 대부분이 다른 식물로 착각해서 벌어진 일이다. 산나물 중독사고의 85퍼센트가 봄철에 발생한다. 아직 꽃이 피지 않아 잎으로 구분해야 하는데 모양이 비슷해 어지간한 전문가가 아니면 쉬운 일이 아니다.
봄철 산나물 중독사고의 주범은 주로 박새(또는 은방울꽃), 여로, 동의나물이다. 박새와 은방울꽃은 산마늘(명이나물)과 비슷하고, 여로는 식용인 원추리와 비슷하다. 간혹 독초인 삿갓나물을 식용인 우산나물로 잘못 알고 배앓이를 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이름은 “나물”이지만 독성이 있어 조심해서 다뤄야 하는 식물이 꽤 있다. 피나물, 삿갓나물, 윤판나물 등이 그렇고 동의나물이 또 그렇다. 동의나물은 봄철의 곰취, 머위와 잎이 흡사해 더욱 조심해야 한다. 곰취 잎은 톱니가 날카롭고 잎이 밝고 얇은 반면 동의나물은 잎이 두껍고 색이 진하며 톱니가 없거나 무디다.
동의나물이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산지, 습한 반그늘에서 자란다고 하지만 실제로 만나기는 쉽지 않다. 오히려 깽깽이풀처럼 식물원 같은 곳에서 보기 쉬울 것이다. 500원 동전보다 큰 꽃은 복수초처럼 황금빛이라 어둠 속에서도 눈에 잘 띈다. 서식지를 찾는다면 대부분 무리 생활을 하기에 못 보고 지나치지는 않을 것이다. 5~6개의 꽃잎은 실제로는 꽃받침이다. 동의나물도 꽃잎이 없는 꽃이다.